3·1만세운동의 정신이 들불처럼 일어나길
3·1만세운동의 정신이 들불처럼 일어나길
  • 승인 2019.01.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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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보훈청보훈과김미현
김미현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국립묘지에 잠시 근무한 적이 있다. 20여명 남짓한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자나깨나 걱정은 천재지변으로 묘역이 상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몹시 건조하던 어느 날, 너른 묘역을 바라보면서 큰 산불이라도 나면 어쩌나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오래 근무한 직원이 말을 보탰다.

“산에서 크게 나는 불은 오히려 진화하기 쉬울 수도 있어요. 오히려 묘역에서 잔디를 타고 번지는 들불은 불꽃이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넓은 지역에서 아지랑이처럼 확 번지기 때문에 끄기 힘들어요.”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 유독 ‘들불처럼 번지는’ 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는다. 그때마다 그 때 직원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100년 전 3·1만세운동이 일어났을 때 짓밟히고 또 짓밟혀도 죽음을 불사하고 독립을 외쳤던 우리 선열들의 모습이 흡사 들불 같지 않았을까.

고작 중·고등학교를 다닐 나이에 죽음에 맞서 만세를 외쳤던, 그리하여 혈육 없이 생을 마감하고 결국에는 그 무덤을 돌볼 후손조차 없는 순국선열들,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쳐 자식들이 굶어 죽기까지 이르렀던 독립유공자들, 이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사람들이 충돌하고 화해하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들불처럼 타올랐으면 좋겠다. 2002년 월드컵 응원에 전 세계가 놀랐듯이, 올해 3월에는 전 세계가 들썩이도록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100년 전에는 주권도 없이 짓밟혔던 나라가 이제 이렇게 성장하여 우뚝 섰노라고, 이 자랑스러운 역사 앞에 전 세계가 놀라라고 다시 한 번 소리 높여 만세를 외쳤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웃 나라 정찰기 따위가 우리 영공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우리나라를 속국이라 부르지 못하도록 우리의 기백을 담아 목청껏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으면 하고 바래본다.

올해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를 추진하며, 대구는 100년 전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3월 8일에 동성로에서 행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순국선열들의 애국심이 들불처럼 번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된 행사다. 동시에 만세 운동을 재현하는 다양한 계기 행사도 지역마다 추진되고 있으니, 우리 고장에서는 언제 독립의 횃불이 타오를지 살펴보고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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