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온누리상품권…사재기 의혹
자취 감춘 온누리상품권…사재기 의혹
  • 정은빈
  • 승인 2019.01.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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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활동 전부터 매진 사태
“대다수 한도 50만원 구매”
일각 “현금깡 용도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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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 달서구 한 은행 지점 출입구에 ‘온누리상품권 전량 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은빈기자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설 명절을 앞두고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대구지역 각 은행에선 대구시가 판촉에 나서기도 전 이미 상품권이 매진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일부가 재판매 차익 등을 위해 대량으로 구매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DGB대구은행 A지점은 온누리상품권 판매를 시작한 지난 24일 오전 동안 상품권 전량 총 2억 원 상당을 소진했다. 이 은행 B지점도 같은 날 온누리상품권 판매를 시작해 하루 만에 모두 팔았다.

A지점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 판매 시작일을 사전에 안내했더니 개점 시간부터 두 시간 동안 온누리상품권 구매 고객 300여명이 몰렸다. 대부분 구매 한도인 50만 원 어치를 사갔다”며 “할인 기간마다 판매가 늘지만 올해 설 유독 소진이 빨랐다. 이후 상품권을 사러 왔다가 못 사고 돌아간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B지점 관계자도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하면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점이 점차 알려지면서 구매가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대구지역 온누리상품권 발행량은 매년 늘고 있지만 명절 전 조기 매진은 반복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연도별 판매금액은 지난 2014년 366억 원에서 2016년 898억 원, 지난해 1천578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2천억 원이다.

특히 설을 앞둔 이번 달 온누리상품권 소진 시기는 유독 이른 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상품권을 시기에 따라 분기별 1회 혹은 월 1회 발행하지만 이번 달 대구지역 상품권 판매처에 총 4차례 물량을 추가 발행했다. 여러 은행 지점에서 상품권 추가 발행 요청이 잇따라서다.

업계는 홍보 확대로 인한 실적으로 자평하지만 일부에선 부정 유통용 ‘사재기’의 결과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1인당 구매 한도를 비껴가기 위해 지인을 동원해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식이다. 구매자 상당수가 상품권을 구매한도 50만 원에 맞춰 사간다는 것도 특징이다.

중기부는 명절마다 할인율, 구매한도 증가와 동시에 부정 유통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설의 경우 상품권 구매 할인율은 31일까지 기존 5%에서 10%로, 1인당 월별 할인구매 한도금액은 내달 20일까지 기존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확대 적용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설은 재고가 부족해 지난 2주간 4회 추가 발행한 상태로, 발행 규모에도 한계가 있어 요청할 때마다 추가 판매하긴 힘들다”며 “부정 유통을 방지하고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상품권이 돌아갈 수 있도록 소진공에서 모니터링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누리상품권은 DGB대구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전국 14개 은행 각 지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신분증을 지참해 현금으로 구매하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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