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나라 중환자로 만든 무능한 문 정권 심판하겠다”

탄핵 부정말고 박근혜 극복해야

황교안“정치 초년생” 홍준표“처참히 패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자유한국당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와 3파전 막이 올랐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한국당 당사에서 “문재인 정권이 1년 9개월 만에 대한민국을 중환자로 만들어놓았다.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단일대오의 보수 대통합과 혁신을 이뤄내 내년 총선에서 저들을 응징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탈환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다”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정치 초년생”, 홍준표 전 대표는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고 밝힌 후 “이는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며 사실상 당권 경쟁자인 황 전 총리를 겨냥했다.

또한 홍 전 대표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한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줘 볼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흠결이 있거나 과거가 연상되는 프레임이 심판의 대상이 된다면 우리는 방어를 거듭하다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하고 말 것”이라고 단정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무상급식 투표를 언급하며 “제가 너무 성급했다. 한꺼번에 시장 직까지 걸었던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보수우파 중심으로 보면 오른쪽 끝에 황교안 후보가 있다면 왼쪽 끝 중도층에 가장 가까운 곳에 제가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에 몇 분 남아있지 않다. 그분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향후 단일화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에도 “출마선언하는 단계에서 단일화를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피해 전당대회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논란에 대해선 “적어도 보름 이상은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며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는 없으나 전당대회가 거기에 파묻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이날 전주와 광주를 방문해 호남 당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섰고, 홍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인 ‘TV 홍카콜라’에 출연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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