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제 바칼로레아(IB) 보고서, 대구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다
교육부 국제 바칼로레아(IB) 보고서, 대구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다
  • 승인 2019.02.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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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대사대부초 교사
‘고교 단계 IB AP 교육과정 적용방안 연구’의 최종 보고서가 최근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확인하였다. 교육부 정책연구비로 지난 해 4월부터 인하대를 중심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우리나라 도입 가능성을 검토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은 IB 교육과정을 한국의 공교육 체제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진화된 교육과정이며, 국가교육과정 차원에서의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평하고 있다. 더불어 IB교육으로는 국내대학에 입학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일반전형이면 얼마든지 국내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아직 보고서의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구교육청이 시작한 IB교육의 도입에 대한 국가적 검증이 아닌가 하여 꽤 반가운 마음이다.

대구교육계에서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IB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교육감 공약 사항인 특수성도 있었겠지만, 실상은 2017년부터 서울, 제주를 비롯한 국내 각 지역에서 IB와 관련하여 논의가 이어져 왔다. IB는 전과목 논서술형 시험으로 세계적인 검증을 받고 있어 채점의 공정성, 생각을 꺼내는 교육의 실현 방법 제시 등의 교육적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IB는 외교관이나 해외 주재원 자녀들이 부모의 직업 특성상 한 나라에서 국가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8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교육과정 및 대입시험 체제다. 2018년에는 150개국의 5,000여 학교에서 IB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관심이 폭주하게 된 연유에는 일본에서 시작된 교육 대개혁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본은 IB교육의 운영체인 IBO와 협약을 통하여 2018년까지 200여개의 IB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은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얼마 전 청주에서 열린 제29회 학교와 수업 연구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가한 고치현국제중고(‘국제’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공립학교다) 교장은 빈곤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극복하고자 중고등학교 과정에 IB를 도입하고 있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교육부 연구는 대구교육청의 IB교육이 생활기록부 기반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심도 깊게 지원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물론 보고서가 교육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 결과는 대구교육청의 IB교육에 대한 긍정을 시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대구교육청은 미래교육을 대비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IB 교육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교육청은 물론, 교사대 산학 연계 하에 IB학교를 중장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는 신년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책 추진의 동력을 끌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경대사대부초는 2018년 2월부터 해외 및 국내 IB월드스쿨 연수 등 대구에서는 가장 먼저 IB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다양한 경험을 돌이켜보았을 때, 국제적 지지를 받는 인증과정이라는 점 외에 수업과 평가에 있어서 교사에게 좀 더 역동적인 자율성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IB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IB가 말하는 생각을 꺼내는, 토론 중심의 수업, 평가의 변화는 현재 우리교육 내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방향이며, 비단 IB 고유의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IB와 결합되었을 때 우리 교육이 더욱 윤택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사실 IB를 국가 교육과정에 도입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고등학교 과정인 DP를 도입한다면 초·중과정과는 차원이 다른 고심이 필요하다. 사실상 대학입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시도가 아니겠는가? 그 외에도 우리보다 앞서 IB를 시작한 일본도 공립 IB학교의 출발이 더딘 것, 대학의 IB 교원양성과정과의 연계 등 현실적 운영에 있어서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부의 정책연구 주제로 ‘고교 단계 IB’가 선정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 연구의 결과가 국내 교육과정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에 각계 및 여론의 관심을 가지는 것도 썩 자연스럽다. IB에 대한 평가, 도입, 적용 등 교육부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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