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여만에 뭉친 팀원들
열악한 상황에도 열정 불태워
4강서 춘천시청과 대결 유력
옛 명성 되찾을까 관심 뜨거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의 영웅 ‘팀 킴(경북체육회)’이 아픔을 딛고 빙판위로 돌아온다.
1년여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창조하고 컬링 열풍을 일으킨 경북체육회 소속 전 여자국가대표 컬링팀이 11일 충북 진천선수촌 컬링장에서 개막한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동계체전은 오는 19일 개막하지만 컬링은 사전 경기로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12일 열리는 여자일반부 8강전이 팀킴의 공식 복귀무대다.
김은정(29) 스킵과 김영미(28), 김선영(26), 김경애(25), 김초희(23) 등 모두 김 씨로 구성돼 ‘팀 킴’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들은 올림픽 폐막한 후에도 전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팀킴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등이 팀 킴의 부당대우 호소와 관련 특정감사를 한 달여 간 실시해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팀 킴 선수들은 훈련장인 의성컬링훈련원이 폐쇄된데다 감사 등으로 인해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말 경북도와 의성군, 경북체육회의 노력으로 훈련장을 다시 개원했지만 훈련장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줄 ‘아이스 메이커’조차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놓였다.
지난해 12월 26일 평창 올림픽 이후 무려 10개월여 만에 ‘팀킴’이 의성컬링훈련원에서 팀훈련을 위해 스톤과 부러쉬를 다시 잡았다. 우여곡절끝에 전국동계체전 출전을 위해서 다시 뭉친 팀 킴은 복귀 무대인 동계체전에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평창 대회 당시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김은정이 결혼한 것 외에 선수들의 변화가 없지만 이들을 지도해줄 지도자는 임명섭 코치 뿐이다. 전국동계체전 출전을 위해서는 10개월 동안 손 놓았던 감각을 되살리고, 팀워크를 되찾아야만 했지만 임명섭 코치 혼자서 경북체육회 남녀 컬링팀을 모두 지도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컬링 훈련장을 관리하는 ‘아이스 메이커’가 지난해 부당대우 사태 이후 국제자격 획득을 위해 떠나 공석이 되면서 경북체육회가 자원봉사자에게 실비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경기장 관리를 맡기면서 선수단의 훈련을 자원봉사자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들의 열정 만큼은 식지 않았다.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팀킴은 의성컬링훈련원에서 동계전국체전 스킵을 맡게된 김경애를 중심으로 그 꿈을 향해 뜨거운 땀방울을 쏟아냈다.
하지만 팀킴이 1년여 간 스톤을 놓은 사이 국내 여자컬링은 춘천시청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가대표선발전 결승전에서 팀킴을 꺾고 태극마크를 단 춘천시청은 그해 11월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에서 평창올림픽 동메달 팀인 일본(스킵 후지사와 사쓰키)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컬링 월드컵 2차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지난 4일 컬링 월드컵 3차전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팀킴이 8강전을 통과할 경우에 춘천시청과 4강대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팀킴이 이번 동계체전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팀킴 선수들은 “우리는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랭킹 10위권 이내 진입할 수 있는 탑클래스팀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