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캐슬, 나만 보았다
스카이 캐슬, 나만 보았다
  • 승인 2019.02.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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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중1때부터 지속된 아들 학교반 엄마모임에서 이미 3회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내용을 들었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영재가 대학등록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원한이 가득한 편지를 남겨두고, 가을이를 찾으러가서 돌아오지 않자, 엄마가 총으로 자살을 했다는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홍희도 이끌리듯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지난회까지 시청해가며, 매주 금, 토 11시를 기다렸다. 홍희와 같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20회에 시청률20%를 찍을 정도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었다. 실제로 보지 않은 사람들도 내용은 대개 알 것이다.

상위1%에 해당하는 부모들이 자녀를 상위1%로 만들기 위해 거액의 코디네이터를 붙여 학교내신을 전교 1등으로 만들고자 한다. 부모의 기대에 잘 따라주고, 자신도 아버지처럼 서울대의대 입학이 꿈이 예서는 김주영이라는 코디가 이끄는 대로 공부를 한다. 이에 반해 이복자매인 혜나는 과외조차 받지 않고도 자기주도적학습을 통해 전교 1,2위를 한다. 코디의 조언으로 같은 집에 살게 된 혜나가 이복자매임을 알게 되고 갈등을 하던 중 혜나가 추락사를 당한다.

영재 엄마의 죽음과 혜나의 죽음이 코디 김주영과 관련이 있음을 파헤쳐 소설을 쓰려는 우주 엄마에 대한 보복으로 우주가 범인으로 지목되도록 상황을 설정해 놓는 코디에 의해 우주는 수감된다. 우주를 좋아한 예서는 괴로워한다. 코디가 범인일 수 있는 증거물을 가지고 있는 예서 엄마는 예서가 시험지 누출로 전교1등이 된 것을 밝히고 자퇴하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그 증거물을 경찰에 넘겨준다. 자기 자식이 잘 되기 위해 남의 자식을 범인으로 만들 수 없고, 시험지 유출이라는 부정한 방법으로 전교 1등이 되는 것이 옳지는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디 김주영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다 딸을 희생시킨 보복심으로 코디받는 아이와 가정을 파탄내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말이다.

서울대를 가려고 재수를 선택한 딸을 둔 친구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상위 1%라면 아이를 위해 기꺼이 지원을 하지 않겠냐고, 당연히 그러고 싶을 거라고 말이다. 단 부정한 방법은 하지 않으면서 지원해줄 수 있는 만큼 지원해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거라고 말이다. 오히려 자녀가 능력도 있고 욕심도 있는데 지원해 줄 수 없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하다고 말이다.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감당하시겠습니까’라는 유행어를 낳은 김주영역을 한 김서형 배우가 예능프로에 나왔다며 딸이 보여주었다. 같이 나온 ‘찐찐이’역의 배우를 몰라 설명을 해주니 잘 이해를 못했다. 배우들의 별명까지 내게 알려주던 아이였다. 너는 드라마를 안 봤니라고 물으니 안 보았다고 한다. 매주 금토 밤에 엄마 혼자 보았단다. 그랬구나. 엄마인 홍희만 드라마를 보았다. 고3 올라가는 아들도, 고1 입학하는 딸도, 남편도 ‘SKY’에 관심이 없었나보다. 엄마 혼자만의 관심사였나보다. 아마도 엄마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처럼 이루어 질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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