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그림자 만지다
달의 그림자 만지다
  • 승인 2019.02.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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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아슴한 반달이

희푸른 오월 하늘을 건너간다

저 엷은 흰빛의 소요를 따르는

윤회의 바닷길을

윤회의 하늘길을

온다 간다 뇌이지도 않으면서

옥피리 불며 가는 줄

무위無爲의 소리 한 소절, 한 소절 새겨들으며

고요한 수평처럼 벤치에 누워

달의 그림자 만지다

◇김혜숙= 경남 통영 출생. 세종대 음대(기악과) 졸업. 198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월간문학’우수작품상, 2011년 경남예술인 공로상, 시집 ‘내 아직 못 만난 풍경’, ‘바람의 목청’, 시선집‘그림에서’ 외. 통영문협회장 역임 등.

<해설> 어느 오월 저녁 무렵 침묵이 어둠을 쓸고 있는 고요한 벤치에 누워서 서산으로 넘어가는 상현달을 바라보며, 이룬 것 없는 삶을 회상하면서 무위 한 소절 뇌까리는 화자의 고뇌 찬 시심이 참 애틋하고 감미롭다.

참 아름다운 시다. 정갈한 시어들이 화자의 심상에서 재현되어 일어나는 저 감각적 언어들이 사뭇 비감마저 든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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