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조원 퍼부은 19년만의 고용참사
54조원 퍼부은 19년만의 고용참사
  • 승인 2019.02.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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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면 나아질 것이라던 고용 상황이 19년 만에 최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 만들기를 국정 운영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그동안 54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다 부은 정부의 기막힌 고용 성적표이다. 19년 만의 최악이란 성적도 양질의 일자리는 더욱 사라지고 관제 일자리까지 포함한 결과이다. 올해의 고용 사정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고집불통이다. 경제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정말 걱정이다.

13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가 122만4천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대비 20만4천명 늘었다. 2000년 1월 실업자가 123만2천명을 기록한 이후 1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대다. 실업률은 4.5%나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의 5% 이후 9년 만에 같은 달 최고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8.9%였다. 취업자 수는 고작 1만9천명 증가했다. 이것도 1월 기준 9년 만에 최저 증가이다.

19년만의 고용참사의 내용을 들어다 보면 더욱 실망스럽다. 비교적 좋은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이나 건설업 부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무려 19만명 감소했다. 경제활동의 허리라 할 수 있는 40~50대의 일자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정부가 직접 인력을 채용하거나 일자리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공공행정 및 국방,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농림어업 부문 등의 관제 일자리만 27만개 늘어났다. 국민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이다.

더욱 개탄할 일은 올해의 고용 여건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국책연구기관인 고용정보원은 올해의 연간 실업률이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역시 외환위기 직후인 2011년 4.0%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같은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한국노동연구원도 올해의 고용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약계층의 고통이 한층 더 심해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설 연휴 때만 해도 “청년 고용률이 늘고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공기업들이 올해 2천명을 더 뽑도록 하겠다’는 것이 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내놓은 대책이다. 세금을 퍼붓겠다는 것 외에는 대책이 거의 없다. 거기다가 담배꽁초를 줍는 사람까지 ‘전통시장 지킴이’로 채용해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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