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들 곽병원과 푸른병원 각 19명 등 인근 14개 병원에 분산치료
대구 중구의 한 사우나에서 불이 나 연기를 마신 2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다.
19일 대구 중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께 대구 중구 포정동 한 7층짜리 건물 4층 남자 사우나 입구 구둣방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9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60대 남성 이 모씨와 70대 남성 박 모씨 등 2명이 숨졌다. 숨진 2명은 불이 난 남탕 안에 쓰러져 있다가 화재 진압을 마치고 현장을 수색하던 소방관들에 의해 발견됐다.
또한 사우나 안에 있던 손님과 같은 건물 아파트 거주민 등 80여 명이 연기를 흡입해 파티마병원과 곽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70대 남성 김 모씨는 온몸에 '전신 2도 화상', 60대 남성 황 모씨는 '등 부위 3도 화상'으로 중상을 입었으며, 70대 여성 하 모씨는 불이 나자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대퇴부 골절'로 큰 부상을 당했다. 다른 77명은 단순 연기 흡입으로 인한 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사우나에는 21명의 손님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이 중 15명이 남탕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나에 있던 손님과 같은 건물 아파트 거주민 등 대부분의 주민들은 얼굴에 수건을 감고 건물 밖과 옥상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58대와 소방대원 159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사우나 남탕 입구 구두 닦는 곳 근처에서 불길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경찰은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특히 조기 진화 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지상 1~3층까지만 설치됐고 불이 난 4층 사우나에는 설치돼 있지 않아 이를 두고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 불이 난 건물은 최근 3년간 2차례 소방 안전 점검을 실시해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불이 난 사우나 건물은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갖춘 건물로 지상 1층과 2층은 상가건물, 3층과 4층은 찜질방과 사우나, 5~7층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주상복합 형식이다. 주거용 아파트에는 총 108세대·149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은 지난 1977년 7월 허가 후 1980년 7월부터 사용됐으며 출입 통로가 비좁고 전기 설비 시설이 낡아 화재에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있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