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보빌딩 화재 목격자 “미로같은 구조…처음 온 사람들은 길 찾기 힘들었을 것”
대구 대보빌딩 화재 목격자 “미로같은 구조…처음 온 사람들은 길 찾기 힘들었을 것”
  • 장성환
  • 승인 2019.02.19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놀란 가슴 부여잡은 시민들
“사람들 비명 지르며 긴급 대피
소방차 빨리 와 그나마 다행”
“판넬벽 탓에 연기 많이 난 듯”
사우나건물화재2
19일 오전 대구 중구 포정동 한 주상복합 건물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당국이 화재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아침에 차에서 물건을 내리고 있었는데 소방차가 오더니 제 차를 빼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건물 위를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어요. 불이 난 줄 모르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서 피했죠.”

19일 오전 10시께 불이 난 대구 중구 포정동의 사우나 건물 주변은 큰불에도 불구하고 당일 내린 비로 비교적 깨끗했다. 하지만 건물 입구 등 내부에는 일부 그을음이 남아 있어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인근 상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었다.

불이 난 건물의 맞은편에서 과일 등을 파는 정성근(67)씨는 몇 시간 전인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화재로 인해 연기가 상당히 많이 났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옥상과 건물 밖으로 피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바로 119에 전화했지만 이미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

정 씨는 “사람들 비명소리에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 위로 연기가 잔뜩 있어 큰불이 났구나 싶었다”며 “그래도 소방차가 일찍 도착해 주변으로 불이 옮겨붙지 않고 빠르게 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사우나 바로 옆 사무실을 쓰는 한진수(67)씨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건물에 들어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렸다.

한 씨는 “사무실에 컴퓨터와 제품 등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얼마나 손실을 봤을지 걱정된다”며 “그래도 일찍 나오지 않아 다친 곳은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한 씨는 건물에 대해 “건물 입구가 여러 곳이고 구조도 미로 같아 처음 온 사람들은 불이 났을 때 빠져나오는 길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건물에 판넬로 된 벽도 상당수 있어 연기가 더 많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

불이 난 건물 1층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김성문(가명·65)씨는 화재 당시를 떠올리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화재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소방차가 오는 것을 보고 뒤늦게 가게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김 씨가 밖으로 나오자 화재경보기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김 씨는 “평소처럼 일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방차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 위로 연기가 잔뜩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밝혔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