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세력···미풍? 태풍?···전대 '최대변수' 등장
태극기세력···미풍? 태풍?···전대 '최대변수' 등장
  • 윤정
  • 승인 2019.02.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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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합동연설회장서 과격 소란, 존재감(?) 과시

일부 비난 여론에 당 지도부 난감한 기색 역력

태극기세력, 김진태 열렬 지지···일반 지지층은 황교안과 겹쳐

황교안 대세론 한 풀 꺾여···결과는 뚜껑 열어봐야

TK정치권 “민심·당심 향방 속단하기 이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반대하며 생겨난 이른바 ‘태극기세력’이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내에서는 이 태극기세력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 야유·고성·욕설 등으로 정당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안절부절 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장에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보이는 1천여명이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 후보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상에 오르자 “내려와”, “빨갱이”라고 외치며 야유와 욕설을 보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조용하세요”라고 대응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지난 14일 충청·호남권 1차 합동연설회장에서도 이들의 과격한 행동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이들이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울산·경남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급기야 김진태 후보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이번 전대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에 유념하면서 품격 있는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당 지도부로서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은 “후보들 간 비방은 선관위가 주의를 줄 수 있지만 동원된 청중들이 야유하는 것은 자제요구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선관위가 자제시키려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도 “일부 이상한 모습이 있었다고 해도 우리 당에는 충분한 자정 능력이 있다”며 구체적인 비판을 피했지만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태극기세력과 대척점에 있는 김무성 의원은 “우리 당이 그런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태극기세력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적게는 5천여명, 많게는 1만여명 정도 한국당에 입당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월 23일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에서 열린 김 후보의 출마선언에 3천여명이 운집해 김 후보를 연호하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는 황교안 후보와 기본적으로 지지층이 겹치지만 태극기세력 등 극렬 지지층에서는 대부분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모양세를 띠고 있다. 김 후보는 태극기 집회에 50여차례 참여해 박 전 대통령 탄핵 부당성과 현 정부를 공격하는데 앞장섰지만 황 후보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태극기세력 안에는 대구·경북(TK) 출신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대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탄핵무효 집회를 하면 대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운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태극기세력의 뿌리는 기본적으로 TK에 있는 것 아니냐”라면서도 “그러나 지난 대구 합동연설회장에서 보인 이들의 불미스런 행동은 태극기세력이나 TK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재 여론의 판세는 1강 2중으로 나타나고 있다. 황교안 후보가 당초 많이 앞서나가고 있는 형국이었으나 전당대회가 임박해지면서 오세훈·김진태 후보가 많이 따라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황교안 대세론’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어쨌든 이들 태극기 세력들이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미풍이 될지, 태풍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황교안 후보가 출마 당시 오세훈 후보보다는 태극기세력을 등에 업은 김진태 후보를 가장 경계한 것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기우였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황 후보와 김 후보는 지지층이 겹치는 게 맞다. 그러나 황 후보는 실수를 줄이는 차분한 전략을 쓰고 있고 김 후보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을 하며 적극적·직설적 화법을 쓰고 있어 두 후보가 대비된다”며 “TK민심·당심 향방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지역 책임당원이 이모 씨는 “누구를 선택해야 될지 난감해 아직 최종 선택을 하지 못했다”며 “돌아가는 상황을 봐가며 최종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책임당원 김모 씨는 “누가 되든 한국당을 살리고 보수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소신 있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대표 선거에서 최종 득표율은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7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산출된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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