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침 뱉기
누워서 침 뱉기
  • 승인 2019.0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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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부부를 왜 부부라고 했을까? 글씨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마치 누군가 실수로 컴퓨터 자판을 잘못 눌러 ‘부’라는 글자가 두 번 나온 것 같다. 어느 한 글자가 획수가 더 많지도 않고, 크기 또한 하나가 더 작거나 크지도 않다.

흔히 부부를 ‘한 몸’이라고 많이 얘기한다. 맞는 말이다. 부부는 한 몸이다. 한 몸은 따로 분리되어 인식되지 않는다. 그건 내가 팔이 두 개 있다고 사람들이 나의 왼팔을 의식하면서 반대편에 있는 김순호의 오른팔이라고 따로 분리해서 인식하지 않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팔을 보고 그냥 김순호의 팔이라 부른다. 나 역시 특별한 경우에 구분을 위해서 왼팔 오른팔이란 말을 사용할 뿐, 왼팔 오른팔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냥 한 몸이기 때문에.

부부도 그렇다. 분리될 수 없는 한 몸이다. 그래서 배우자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워서 챔 뱉기와 같다. 누워서 천장을 보고 침을 뱉어봤자 떨어지는 곳은 뻔할 뻔 자신의 얼굴 위다. 자신의 배우자를 욕하는 건 결국은 자신을 욕하는 꼴이 된다.

눈이 못생긴 사람이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의 눈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코도 예쁘고, 피부도 하얗고 키도 크고 멋진 몸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눈이 못나서 늘 불만이었다. 어느 날부터 눈을 흉보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의 눈과 자신이 별개인 것처럼. 그렇게 눈을 욕하고 돌아온 날은 속이 좀 풀린 듯했다. 하지만 그는 착각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이 “그래 맞다. 네 눈 참 못났다. 네가 눈 때문에 고생이 많구나. 너는 참 잘 났는데 눈이 문제구나”라고 생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자신의 눈을 흉보고 욕을 할수록 친구들이 하나 둘 자신을 무시하고 멀어져 갔다. 그리고 자존감도 내려갔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 네 말대로 눈이 참 못났구나. 그런 못난 눈을 가진 네 얼굴이 참 못 났구나.” 그가 놓친 것은 자기 눈과 자신이 한 몸이라는 사실이었다.

마찬가지다. 부부도 한 몸이어서 아내와 남편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친구들을 만나서 자신의 배우자(남편과 아내)를 욕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배우자가 별개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신랄하게 배우자의 욕을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래 네 말 들어보니 네 남편(아내)이 참 문제구나. 그런 못난 인간하고 살고 있는 네가 참 안되었구나. 너는 잘 나고 멋진데 네 남편(아내)이 문제구나”라고 생각할 거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앞에서는 당신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위로하는 척할지 모르나 뒤돌아서 그런 당신을 비웃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남편이 저 쪽 남편보다 낫네.’ ‘너도 참 못났다. 그런 사람이 네 남편(아내)이라서.’사람들은 타인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는 존재라고 하지 않던가. 자신의 불행을 자랑하고 다니지 말자.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에게서 존중을 받을 수 없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을.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 자기 부모를, 자기 형제를, 그리고 배우자, 자녀를 존중해야 한다.

배우자를 욕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와 같다. 남들이 나를 보고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거 그것도 참 기분 나쁜 일이지만 내가 나에게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이기는 것이 지는 것이고, 지는 것이 이긴다는 말이 부부에게 실제적으로 적용되는 말이다. 당신의 남편을, 당신의 아내를 웃게 하자. 부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이기 때문에 그를 웃게 하는 것은 결국 당신을 웃게 하는 것이고, 그를 울게 하는 것은 결국 당신을 울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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