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저가 화장품 울고 고급 브랜드 웃었다
작년 중저가 화장품 울고 고급 브랜드 웃었다
  • 김지홍
  • 승인 2019.0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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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숍’ 브랜드 매년 하락세
클리오, 7억7천만원 영업손실
LG생활건강, 4분기 매출 1조
‘큰손’ 중국인 소비변화 영향
국내 화장품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화장품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고급 브랜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화장품 시장의 큰 손이었던 중국 관광객의 소비 변화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매장이 대부분 적자로 돌아섰다. 로드숍은 길거리에 있는 매장이란 뜻으로, 화장품 업계에선 주로 중·저가 단일 브랜드를 파는 매장을 말한다.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의 잇츠한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54.1% 줄었다. 클리오는 지난해 7억7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더페이스샵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6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매장 수도 최근 4년간 3분의 2로 줄었다.

스킨푸드도 매출 감소 등으로 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후발주자였던 토니모리도 지난해 50억9천만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토니모리는 “국내 경쟁 심화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고 연결 자회사 청도법인의 재고자산 처분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반영돼 적자 폭이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989억원, 80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7%, 25% 감소했다. 에뛰드 역시 매출이 16% 줄면서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냈다.

로드숍의 실적 악화는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태로 인한 사업 부진과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꼽힌다. 한때 매장을 싹쓸이하던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업체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도 “유커에 집중한 마케팅 경쟁이 제 발등을 찍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유로는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파는 편집 매장이나 홈쇼핑, 온라인 등 유통 채널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 등 H&B(헬스 앤 뷰티) 매장이 성황이다. 최근엔 백화점에서도 시코르(신세계), 온앤더뷰티(롯데) 등 화장품 편집숍을 내놨다.

반면 고급 화장품 브랜드는 조 단위 매출 달성을 거듭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화장품사업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01억원, 1천9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2%, 13.8% 증가했다. 2003년 선보인 ‘후’는 2년 만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연 매출 2조원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숨’의 고가 라인 ‘로시크숨마’와 ‘오휘’의 최고급 라인인 ‘더퍼스트’ 매출도 증가세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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