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가장자리 ‘유쾌한 도전’
생의 가장자리 ‘유쾌한 도전’
  • 박병철
  • 승인 2019.02.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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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
글 배우고 시 쓰는 할머니들
촬영에만 2년 6개월 걸려
“이젠 서로 까르르 하는 사이”
“나이듦을 두려워 하지 않고
죽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길”
김재환감독

칠곡군의 인문학과 평생학습을 통해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김재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이 27일 정식 개봉한다.

‘칠곡 가시나들’은 개봉에 앞서 사전 시사회를 통해 영화관계자는 물론 언론과 관람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김 감독은 “2016년 지하철역에서 김사인 시인의 시시한 다방이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칠곡할머니 시인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시를 읽어주는 칠곡 할머니 목소리를 듣는 순간 주변 소음이 다 차단된 것 같은 평화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당시 그는 어머니가 정말 좋아할 이야기를 찾고 있었는데,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 효도 한번 하자는 생각도 들었단다. ‘칠곡 가시나들’은 나이듦에 대해 재밌게 접근한 영화로 ‘쉘위댄스’의 칠곡 할머니들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80대 어르신들은 농사일을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배움에 대한 설레임이 더욱 크다. 따라서 고령의 어르신이 많은 복성2리에서 영화를 촬영했다”며 “촬영에만 2년 6개월이 걸리는 등 영화제작을 위해 할머니들과 3년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또 “박금분 반장 할머니가 씨익 웃으며 다가와 제 입에 사탕을 쏙 넣어주실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제 입에 사탕을 강제로 밀어 넣은 그 순간 이후로 서로 까르르 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노인 정책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 할머니들 문해교육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칠곡군이 전국 지자체 중에서 문해교육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또 “칠곡군은 2013년부터 인문학을 행정에 접목해 삶의 만족도 최상위 도시에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칠곡 인문학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다른 자치단체도 칠곡 인문학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감독은 “나이 들수록 오히려 재미를 추구해야 생의 가장자리가 더욱 풍요로워 진다”며 “이번 영화가 나이 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조차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나이, 성별, 지역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큰 감동과 울림을 받을 수 있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칠곡 가시나들’의 김감독은 “온 가족이 함께 영화관을 찾아서 칠곡 할머니들의 유쾌한 도전에 함께해 준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재환 감독은 1996년 MBC PD로 입사해 방송을 시작했다. 2011년 트루맛쇼로 전주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으며 데뷔해 MB의 추억, 쿼바디스, 미스프레지던트 등을 제작했다.

박병철기자 pbcchul@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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