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인 중국 단둥(丹東)을 통제하는 동향이 포착이 되면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해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장길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한국과 경제협력 구도를 그리는 데 필요한 베트남 내 동선에도 이목이 집중되면서 현지 한국 공장 방문에 대한 힌트도 적잖게 예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평양에서 넘어올 수 있다는 징후와 함께 전용 열차는 빈 상태로 가면서 전용기로 하노이까지 갈 수도 있는 등 변수는 여전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다보이는 중롄 호텔에는 이날 오전부터 예약이 안 되거나 취소되면서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열차 편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이 호텔은 투숙 예약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이 동향이 포착된 셈이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에서 남북 경제 교류에 나서기 위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난다.
앞서 지난 17일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예정일보다 이틀 앞선 오는 25일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경제시설도 시찰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개최지 하노이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있는 박닌성과 산업항만 도시인 하이퐁 등을 찾아 동선 점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면서 김 위원장의 현지 삼성전자 방문이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에선 아직까지 베트남 정부 등으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김 위원장 방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현지 공장 방문이 이뤄진다면, 이는 북한이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선언하고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을 내려놓고 경제건설 집중 노선을 선택하며 그동안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선택한 데 이어 이번엔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노선을 한국 기업과 함께 취하겠다는 실천 의지와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김 위원장의 한국 회사 공장 방문에 앞서 '청와대와 북측의 사전 논의가 있었나'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청와대는 답을 하지 않는 등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서울=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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