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희미해진 역사의식이 되살아나길
3.1운동 100주년, 희미해진 역사의식이 되살아나길
  • 승인 2019.02.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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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
이학박사·전 대구시의원
2019년 3월 1일은 뜻깊은 날이다.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을 수 있던 결정적인 날이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 먹먹한 하루가 되는 3월 1일. 그 소중한 삼일절이 올해로 100주년이 된다. 지상파 방송국들은 이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국민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여러 소셜커머스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국민과 이 역사적인 날을 축하하기 위해 갖은 애국행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태극기가 전국을 물들일 것을 생각하면 필자도 코끝이 찡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전 당황스러운 소식을 들었다. 국내 최초로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에 ‘재팬타운’이 들어선다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일본의 혐한시위와 우리나라의 반일정서도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혐한시위는 타국의 이야기이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현재 많은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감정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결정은 놀랍다.

일본의 한 프렌차이즈 업체와 경기도 시흥 지역 부동산이 협업해 오는 3월 배곧신도시 한 상가건물에 오사카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들을 대거 입점시키겠다고 밝혔고 이 같은 결정이 지역 상권을 살리는 취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대형 재팬타운 조성을 허락한 해당 지자체 단체장은 올해가 3.1절 100주년인 것을 모르는 것일까. 특이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조성하여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이 시기에 ‘재팬’타운을 조성하는 것, 너무하지 않은가. 그렇게 조성하자면 ‘아프리카’타운, ‘유럽’타운 등 더 다양하고 특색있는 것들이 분명 넘치게 많을 것이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외교 태도는 무례함을 넘어 국교를 단절해도 될 만큼 사실 해도해도 너무하다. 같은 전범국가이지만 독일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독일은 나치와 관련된 모든 인물을 찾아내어 늦게라도 죗값을 치르게 하고 주변국과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과하고 최선을 다해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어떠한가. 알다시피 일본은 진심 어린 사과를 우리국민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직접적 피해자들에게 한 적이 없다. 사과의 진정성은 받아들이는 이의 몫인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피해보상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는 좋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추가적으로 드러나는 과거의 악행으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그 골이 깊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윤동주 시인이 감옥에 갇혀 죽기 직전에 알 수 없는 많은 주사를 투여받았다는 것, 즉 생체실험의 마루타로 생을 마감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알려지기 시작했을 무렵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렸다. 뿐만 아니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무기가 부족하여 우리나라 박물관에 있던 조선 유물 1610점을 녹여 무기화했다는 것도 경악스럽다. 이렇게 하나씩 밝혀지는 악행에도 일본은 사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일본인데,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팬타운’을 건설한다는 것, 3.1절 100주년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슬픈 일이다.

일본을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도 참 많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무지하다, 과거에 묶여 발전이 없다며 욕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 일본보다 뒤떨어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되묻고 싶다. 우리가 일본을 ‘무조건’ 싫어하는 것인지. 우리는 큰 역사상 아픔이 있다. 아직도 그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장본인들도 많다. 다만 그분들의 희미한 목소리와 가빠오는 숨소리에 그 아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뿐, 그 아픔이 사라지거나 애초에 없었던 것이 결코 아니다. 위안부 문제부터 최근 초계기 사건과 지금까지도 꾸준한 독도 도발까지 일본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일제의 잔존을 지우기 위해 선조들의 정말 많은 노력이 있었다. 우리 것을 보존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던 역사만큼, 적어도 우리의 그 어려운 역사의 원인이 되었던 일본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전국민 전세대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기간에 걸친 올바른 역사교육의 부재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라를 나라답게 보존하며 그것을 토대로 발전시키는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고 실천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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