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폐기’ 표현 방식·종전선언 포함 여부 ‘주목’
‘영변 핵시설 폐기’ 표현 방식·종전선언 포함 여부 ‘주목’
  • 최대억
  • 승인 2019.02.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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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선언 관전포인트는?
포괄적 핵 신고 약속 포함 관심
69년 만에 북미 적대관계 청산
트럼프발 ‘돌발변수’ 나올 수도
경호받으며대사관떠나는김정은위원장
경호 받으며 대사관 떠나는 金 위원장 26일 북미정상회담차 베트남 하노이에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한 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경호를 받으며 대사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입성을 시작으로 사실상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최대 관전포인트는 작년 1차 북미정상회담(싱가포르) 합의의 3대 축인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할 어떤 내용을 이번 ‘하노이 선언(가칭)’에 담을 지와 트럼프 대통령이 출발 직전 ‘그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 이야기를 자신과 나눌 것’이라는 말이 다분히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강조한 것인지, 담판을 앞둔 압박성 언급인지, 돌발이긴 하나 새로운 의제 설정(1차 정상회담 ‘한미연합훈련 도발’ 발언)인지 여부에 대해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또 김 위원장의 ‘도이머이(쇄신)’ 견학 행보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두 정상이 28일 서명할 것으로 보이는 ‘하노이 선언’의 최대 관심사는 선언에 명기될 비핵화 조치의 수위다.

작년 9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언급한 ‘영변 핵시설 폐기’가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주목된다. 우라늄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모든 시설의 영구적 폐기가 시한과 함께 합의문에 명시될지 주목되는 것이다.

만약 미측 상응조치와의 조율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합의문에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보다 수준이 낮은 동결(가동중단)을 담을 수도 있다.

아울러 시한은 명시하지 않더라도, 비핵화의 최종적 목표로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핵프로그램(핵시설)의 전면적 폐기 공약을 담을 수 있을지. 그 첫 교두보가 될 포괄적 핵 신고 약속을 포함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6·25 전쟁의 종전선언이 포함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북미 양자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평화선언’으로 명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종전선언이 하노이 선언에 명기되거나 부속 문서로 도출될 경우 그것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69년 만에, 북미 적대관계 청산과 양국 수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발 ‘돌발변수’에 특히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도발적’이라고 규정하고, ‘고비용’ 문제를 제기하며 중단을 전격 선언한 바 있다.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며, 그 발언을 북미정상회담 당일에 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한국 정부는 물론 자국 정부의 담당 각료와도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발표한데 대해 한국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 정부 요인들은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은 이번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라고 누차 밝혀왔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충동’이 발동할 경우 김 위원장과의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상응조치 차원에서 거론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자랑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핵 담판을 앞둔 지금, 그것도 출발 직전에 던진 깜짝 발언(그 누구에게도 한 적 없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올해 상반기 계획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한반도 유사시 대비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CPX)인 ‘19-1 연습’(옛 키리졸브 연습)도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체류 기간 방문할 장소들은 ‘김일성 코드’와 ‘도이머이(쇄신·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말) 코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할아버지인 김 주석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해온 김정은 위원장이기에 호 주석의 묘소와 생전 거소 등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도이머이 코드’와 관련해서는 하노이에서 110㎞쯤 떨어진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 도시인 하이퐁의 산업단지를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이퐁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대거 몰려 있는 데다가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 ‘빈 패스트’(Vinfast) 공장이 있다. 또 김 위원장이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를 담아 베트남 북부 박닌성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시찰할지도 관심을 모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김 위원장이) 우리 기업까지 방문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경제 시찰이 실현되고, 거기서 김 위원장이 개혁 지향적 메시지를 내 놓을 경우 그것은 중국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연상시키며 세계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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