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여론조작 최종책임자는 文” 강공
황교안 “여론조작 최종책임자는 文” 강공
  • 이창준
  • 승인 2019.02.27 2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2년 반 만에 대규모 全大
후보 지지자들 열띤 응원전
민노총 수십명 시위 하기도
민주·바른당 인사 참여 축하
황교안대표-당기를흔들며
당기 휘날리는 黃 대표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총리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한국당이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장소에서 전당대회를 연 것은 이정현 대표가 선출된 2016년 8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전대 이후 2년 반만이다. 킨텍스는 약 8천1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전당대회장 주변은 당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펼친 장외 응원전으로 달아올랐다.

행사장 전면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다함께 미래로’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렸고, 지지자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등 축제 분위가 물씬 풍겼다.

응원전이 과열되면서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대회장 앞에서 응원전울 펼치던 황교안 후보와 김진태 후보의 지지자들 간 응원을 방해하고 욕설을 주고받는 등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전대 시작 약 1시간 전에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소속 수십 명이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기습시위를 벌여 충돌을 빚었다. 이들은 행사장 입구를 점거한 채 ‘역사왜곡정당 해체하라’ ‘괴물 자유한국당’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해체하라, 자유한국당”을 반복해 외쳤다. 이에 입장을 기다리던 당원들이 “빨갱이” “나가라”며 시위대의 피켓을 빼앗아 찢으면서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현장에 배치돼 있던 경찰이 개입해 1시간여 만에 겨우 질서를 찾았다.

이 같은 소동으로 당원들의 입장이 늦어진 탓에 당초 계획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된 전대는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 순서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전대 사회를 맡은 김성원·송희경 의원이 오후 2시께 개회선언을 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당원 8천여명은 일제히 환호했다.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등 정계 주요 인사들도 전대 행사장을 찾아 제1야당의 최대 축제를 축하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문 정부는 국민을 어리석고, 형편없는 존재로 보고 국민 생활 하나하나에 간섭하고 있다”면서 “한국당은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과 함께하는 당으로, 우리 스스로가 위대한 정당이라고 생각하면 우리 스스로 뭐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는 마지막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황교안 후보는 이전까지와는 달리 다소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정권을 겨냥했다. 법정구속된 김경수 지사에 대한 비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나왔지만, 당대표 당선이 유력시되는 황교안 후보가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여론 조작의 최종 책임자’로 규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교안 후보는 “지금 이 위대한 대한민국이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다”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가 나라와 국민을 대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자유한국당, 결연히 일어나야 한다”라며 “단호한 결기로 이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며 “문재인 정권, 민주정부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물은 뒤 “좌파 독재정권 아닌가”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후보는 “민간인 사찰하고 압수수색 남발하고, 사법부 협박하더니, 이제 개인의 인터넷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라며 “문재인판 블랙리스트로 우파 인사들 다 쫓아내고 좌파 친정권 세력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국민의 눈과 귀, 입까지 죄다 틀어막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외쳤다.

그는 또 “이 정권의 신적폐, 더 이상 놓아둘 수 없다. 저 황교안, ‘신적폐저지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정권의 국정농단을 뿌리뽑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대한민국 파괴, 기필코 막아내겠다. 그 길에 저와 함께 해주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런 참담함을 극복할 방법을 국민께 제시해서 문재인 정권과 질적으로 다른 우리의 미래 비전과 역량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우리에게 회초리를 드셨던 국민께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고 밝히면서 “이 두 가지가 바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삭이고 국민 마음 속 깊이 파고 들어가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스스로 과거에 발목 잡혀 국민적 여망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국민은 다시 우리 당에 회초리를 드실 것”이라며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던 과거를 반성조차 않는다면,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기대어 총선 승리의 요행수만을 바란다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보수 가치를 위해 싸우다 버림받았던 마지막 장수로 기록되고 싶다”면서 “야당일 때 들어와 두 번의 정권을 창출했던 경험으로, 서울시장을 거머쥔 저력으로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후보는 자신을 ‘진짜 태풍’이라면서 “잠시 후 투표함이 열리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다. 꼭 그런 일이 있도록 마지막까지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현장은 환호로 뒤덮였다.

그는 이어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게 망언인가”라며 “우리끼리 내부 총질하지 말자. 좌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며 “무슨 여론조사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왜 사고를 쳤냐고? 벌써 올라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기가 민주당 전당대회장이냐, 한국당 전당대회장이냐”라면서 “만만한 후보를 뽑아줄 건가. 아니면 이 김진태를 당대표로 뽑아 정정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나”라며 본인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당권을 놓고 다툰 세 후보는 정견발표를 마친 직후 포옹을 하는 장면을 연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