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부수자” 러다이트 운동도 시대의 흐름은 막지 못했다
“기계 부수자” 러다이트 운동도 시대의 흐름은 막지 못했다
  • 이대영
  • 승인 2019.02.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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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시대 1차 산업혁명 도래
농부·양치기 등 새 직업 탄생
이후 발생한 제2차 산업혁명
기차·증기선 등 본격 기계 도입
마부·노동자들 직업 잃기도
점점 가속화되는 기술 발전
산업 라이프사이클 더욱 짧아져
현재 수만여개의 일자리 존재
신택리지-외줄타기
외줄타기.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 대구 택리지 (9)일자리는 왜 생겨났다 없어지는가

태초에 지구촌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이란 정글의 법칙(rule of the jungle)만이 있었다.

점잖게 표현하면 수렵채취이고 솔직한 표현으로는 죽이고 빼앗아먹는 것이다. 약한 자들도 부족단위로 뭉치고, 국가라는 조직체를 만들었다.

신석기시대에 접어들면서 제1차 산업혁명이라는 농경축산시대가 개막됐다. 경작과 축산을 하는 바람에 동물(가축)과 사람이 서로 밀접기회가 많아지자 인수공통질병(zoonosis) 수백 종과 인수공통기생충(human-animal parasite)으로 수백 종이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i) 10년 내외 수명이 단축됐고, ii) 신장도 7~ 8cm나 성장하지 못했으며, iii) 체중 역시 10kg 정도 줄어들었다. 바람직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인 질병치료를 위한 제약사, 치료사, 점술사, 마법사, 퇴마사 등 수백 종의 신종직업이 생겨났다. 또한 목축과 농경에 따른 목장주인, 양치기, 농부, 마부 등의 수백 종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지구촌에 인구가 더욱 증가하자 식량뿐만 아니라 모든 물품에 수급괴리가 생겨났고, 이를 해결하고자 대량생산체제로 제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마차산업이 기차, 증기선, 전차 등으로 교체되었다. 1865년 대영제국 빅토리아 여왕시절 1896년까지 30년간 마차산업을 보호하고자 도심내 최고속도를 시속 3km로 제한했다. 영국의회는 붉은 깃발을 단 마차가 달리면 자동차가 뒤따르도록 ‘고속도로 기관차 법(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 속칭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을 제정했다.

그렇게 해서도 세상변화는 막지 못했다. 1811년부터 1812년까지 기계로 대량생산하는 바람에 노동자의 생활이 궁핍해지자 노팅엄셔(Nottinghamshire), 요크셔(Yorkshire), 랭커셔(Lancashire)에서는 노동자들이 역직기(spinning machine)와 편기(knitting machine)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전개했다. 그들도 결국 대세를 조금도 거스르지 못했다.

제2차 산업혁명도 산업재해, 도시인구집중 등의 부작용을 치유하고 해결하기 위한 후방산업(rear industry)인 보험, 의료, 공해방지 등의 파생산업이 더 많이 생겨났다. 대량생산을 위한 기계화 및 자동화산업은 물론이고, 교통수단과 통신수단을 지원하는 전방산업(forward industry)도 이에 못지않게 번창하게 됐다.

이에 따른 이해관계와 갈등으로 인해 내전, 제1, 2차 세계대전도 발발해서 많은 사람들이 강대국과 권력을 위해 죽었다. 전쟁발발로 군수산업(munitions industry)은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급성장 했다.

미국도 제1,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군사경제의 강대국(G1)이 됐고,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으나 6.25전쟁(1950~1953)과 베트남 전쟁이 급성장의 금상첨화(錦上添花)의 기회를 제공했다. 1950~1960년 비약적 고도성장에 이어 1970년대까지 고도성장 기조가 지속됐다. 1980년대 들어와서는 ‘떠오르는 태양 일본(Rising Sun Japan)’이란 기적을 이룩하고, 당당하게 세계 제2위(G2) 경제대국이 됐다.

한국경제도 일본식민지의 병참기지산업(logistic industry)을 터전으로 하고, 1970년 월남파병(越南派兵) 장병의 목숨과 파독(派獨) 광부·간호부의 피땀을 경제개발기금으로 해 산업근대화를 추진했다. 연 7% 경제성장을 1980년까지 지속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 ‘한강의 기적(Miracle of Han River)’이란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오늘날 지구촌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노동을 로봇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장착된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제3차 산업화를 지나 제4차 산업으로 접어들고 있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10년까지는 2년마다 휴대전화 기종변경을 할 정도였으나 오늘날 젊은이들은 6개월 주기로 기변을 한다. 모든 제품을, 닳거나 수명이 다해서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아닌 유행과 모델이 변했기에 구매한다. 따라서 산업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도 과거 산업화시대는 50~100년으로 봤지만 자동화(automation))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30년도 채 못 간다.

최근에는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인해 20년 아니 10년 이내로 단축되고 그 변화가 무쌍하다. 단적인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번창하던 미국 시카고(Chicago)의 자동차공업단지는 1970~1980년 연간 40% 생산이 격감하더니 실업비율 20.5%를 기록했으며, 산업공해와 조직폭력배까지 겹쳐 쇠망했다가 최근 산업재생과 첨단기술접목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 북동부 5대호 주변 공업지대는 1870년에 설립되어 100년간 미국산업의 동맥이었으나 1970년부터 쇠락하더니 챔피언벨트(champion belt)가 아닌 ‘러스트 벨트(rust belt)’라는 악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산업의 소멸과 신생에 따른 새로운 직업의 변천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수렵채취시대 때는 족장, 제사장, 여사제(priestess), 사냥꾼(hunter), 전사(warrior) 등 수십 종에 지나지 않았다. 제1차 산업혁명(First Industrial Revolution)인 농경사회에 접어들어서는 수백 종이 생겨났다. 제2차 산업혁명으로 적극적인 직종(positive occupation) 수천 종, 소극적인 직종(negative occupations))도 수천 종, 파생적 직종(derived occupations)도 수천 종이나 신종이 생겼다.

그러나 오늘날 제3차 산업혁명(Third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제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는 수 만종의 직업이 생겨났다. 1970년도 미국에서만 3만여 종이었고, 2013년 통계에서는 38만 여종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0년 이내 현재 일자리의 80%이상이 사라질 것이고, 육체노동에서 지식노동으로 사람 대신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설치된 기계로 교체될 것을 예언하고 있다.

197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바실리 레온티에프(Wassily Wassilyovich Leontief, 1906~1999)는 “트랙터가 소와 말을 대신했듯이 인간대신 기계가 대신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5년생)은 1994년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이란 책에서 “노동자 없는 경제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길이 천국으로 혹은 지옥으로 갈지는 후기시장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좌우된다. 분명한 건,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고 했다.

1830년 토마스 멜서스(Thomas Robert Malthus, 1766~1834)의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 혹은 1968년 로마클럽의 보고서(Report from Club of Rome)에서 신의 계시처럼 엄중히 인류종말을 예언했으나 여지없이 틀렸듯이, 인간은 지혜가 있기에 절대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선 그길로 접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미래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손에 있지 않고, 분명히 우리의 손에 있다(Obviously, the future is in our hands)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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