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 내리고
맑게 갠 3월의 아침
꿈인 듯 사랑인 듯
목련 송이 부풀고
줄 장미 가지에는
뾰죡 뾰족 새 순이 돋고
벚나무 가지에
몽글 몽글 새 꽃송이 달리고
세 살 박이 현이는
할머니 등에 업혀 유아원 가고
피아노 교실에는
팡 팡 피아노 치는 소리 들리고
택시기사 아저씨는
더욱 신나게 악셀레이트를 밟고
알 수 없는 생기에 들뜬 이아침
◇박영미= 경북 청도 출생.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등 단. 시집 <거룩한 식사>
<해설> 3월은 영어로 march라고 한다. march는 우리말로 행진이란 뜻도 있다. 서양에서 3월을 행진이라고 칭한 건, 옛날엔 늘 3월에 전쟁을 일으켜서 군사들이 행진을 했기 때문이란 설이 있다. 하지만 시인의 눈에는 내리는 비, 목련 송이, 장미 새순, 벚꽃 송이, 심지어 현이의 소란함이 어우러져 마치 행진 교향곡처럼 생기에 들뜬 3월이 보였으리라. -김연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