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변外 큰 핵시설 언급에 北이 깜짝 놀랐다”
트럼프 “영변外 큰 핵시설 언급에 北이 깜짝 놀랐다”
  • 승인 2019.02.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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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서명 불발 이유
핵신고 범위 싸고 충돌 추측
美, 극비 정보 공개 ‘이례적’
“적극적 비핵화 조치 압박”
심각한북미정상
심각한 북미정상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느닷없이 영변 이외의 북한 핵 시설을 발견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서명이 불발된 표면적인 명분은 대북제재 해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지만, 북한의 핵신고 범위를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도 숨은 이유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계획보다 정상회담 일정을 앞당겨 마친 뒤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김 위원장과 영변 핵 시설에 관해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보다 플러스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더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깜짝 공개했다.

취재진이 ‘우라늄 농축 시설 같은 것이냐’라고 되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면서 “저희가 알고 있었다는 데 대해서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 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 시설이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몰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핵 시설의 발견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 정보당국을 소스로 북한의 비밀 핵 활동을 폭로하는 외신 보도나 민간 전문가들의 자체 분석이 나온 적은 있지만, 미 행정부가 이런 극비 정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북한이 깜짝 놀랐다’며 상대방의 반응까지 공개한 것은 그만큼 미국이 북핵 정보전에서 우위에 있음을 국내외에 과시하는 동시에 핵·미사일 목록 신고에 소극적인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후속 조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회견에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며 “(핵)목록의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공개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해제를 둘러싼 갈등을 이날 합의 결렬의 이유로 들면서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우리가 원했던 것을 주지 못했다”고 언급한 대목 중 ‘우리가 원했던 것’ 중에는 북한의 포괄적인 핵신고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의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북한에 다른 핵·미사일 시설의 자진 신고 등 영변 이외의 ‘플러스 알파’를 반대급부로 제시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옛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이 하노이 정상회담 기간에 하원 청문회를 통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북한에 요구하는 핵 신고 범위를 넓혔을 수도 있어 보인다.

자칫 손쉬운 합의에 그쳤다면 국내 정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알맹이 없는’ 합의를 해주고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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