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독립운동 유적 90여곳인데 비석은 커녕 안내문도 없이 방치
대구 독립운동 유적 90여곳인데 비석은 커녕 안내문도 없이 방치
  • 석지윤
  • 승인 2019.02.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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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뿐인 독립운동의 고장
“현충시설 등록 안 된 유적
보훈처가 개입하기 어려워”
“지역 유적 현황 파악하고
훼손되지 않게 관리 필요”
헌집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는 을미사변 발생 후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던 의병장 문석봉의 집터가 있지만 안내문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석지윤기자

대구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해 독립운동의 고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대구에 존재하는 독립운동 유적 중 대부분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에 따르면 대구 내에 존재하는 독립운동 유적지는 90여 곳이다. 이 90여 유적에는 대한광복회가 결성된 달성, 민족시인 이육사가 10년 이상 적을 두었전 집 터,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유적지에는 대부분 안내문 하나 없어 시민들은 유적이 존재하는 지 여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김명환 광복회 대구지부장은 “달성에서 대한광복회라는 민족 최대의 항일독립운동 단체가 설립됐는데 달성공원에는 안내문 하나 없다”며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여러 행사가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우리 곁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을미사변 발생 후 최초로 봉기를 일으킨 의병장 문석봉의 집 터(대구 달성군 현풍면), 임시정부 소속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현수 3부자의 생가 터(대구 달성군 화원읍),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복역 중 옥사한 이윤재 선생님의 묘 터 (대구 달성군 다사읍) 등 독립운동 유적 대부분이 비석은 커녕 안내문 하나 없이 방치돼 있다.

국가보훈처 대구지방보훈청에 따르면 대구 내 존재하는 현충시설은 총 24개소다. 가장 최근 등록된 현충시설은 지난 2017년 등록된 우재 이시영 선생 순국기념탑(대구 남구 대명동)이다.

보훈처는 현충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유적에 대해서는 관리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국가보훈처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관계자는 “독립운동가의 자손이나 기념사업회 등이 현충시설 등록 신청을 하면 검토 후 시설로 지정된다”며 “현충시설로 지정된 유적은 관리자가 존재하지만 다른 등록되지 않은 유적들은 보훈처가 개입해 관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배한동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대구 내에 수많은 독립운동 유적들이 존재하지만 그중 관리가 이뤄지는 것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들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유적 현황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대구 내 독립운동 유적지를 총망라해 정리할 계획이다. 대구시 보건복지국 관계자는 “역사학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대구에 흩어져있는 독립운동 유적들을 조사·파악할 예정이다”며 “철저한 고증을 거쳐 유적들을 발굴해 표지석, 기념비 등을 세워 시민들에게 대구의 독립운동 역사에 대해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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