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제재 외에 북한핵 폐기 방안 있나
지속적 제재 외에 북한핵 폐기 방안 있나
  • 승인 2019.03.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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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과 핵무기를 계속 갖고 있으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겠다는 북한의 속셈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외에도 30여 곳이나 되는 엄청난 핵시설이 북한 전역에 분산, 은폐돼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겠는가. 현재의 제재를 계속해 북한이 손을 들도록 만드는 방법뿐이다.

우선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를 분명히 거절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완전한 핵 폐기가 아니라 아른바 ‘조선반도 비핵화’임을 줄곧 주장해왔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영변 핵시설 폐기가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 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의 변함이 없을 것이라 못 박았다. 최선희 부상도 비슷한 말을 했다. 완전한 비핵화는 절대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세계를 속이려는 술책만 쓰고 있다. 북한은 영변이 국제사회의 집중 감시지역이 되자 지난 수십 년 동안 은밀하게 핵 시설을 분산해 제2, 제3의 영변을 건설해 왔다. 평양 남쪽에 있는 ‘천리마 구역’의 강선이나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북도 박천 일대도 그 중 일부다. 그래놓고 영변의 형식적 핵 시설만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차도가 없어 다섯 시간이나 걸어서 간 풍계리 가짜 핵실험장을 파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핵 담판장으로 나온 것도 순전히 제재를 풀기 위함이다. 미국 등의 제재로 북한이 경제적 곤경에 처하자 김정일은 지난 평창 올림픽을 기회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핵 포기 의사’가 있다는 미끼를 던져 국제사회가 덥석 물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빈껍데기 ‘영변 카드’로 북한에 대한 실제적 제재의 99%를 해제하는 효과가 있는 중요 5건의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다. 이것 역시 북한의 단골수법인 기만전술이다.

현 상태에서 북한 핵을 폐기시킬 방법이 무엇인가. 우리 정부의 기대처럼 남북 경협의 폭을 넓히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북핵을 완전 폐기시키는 방법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는 핵과 미사일을 머리 위에 둔 채 피상적이며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불안하고 위험한 평화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지속적인 제재로 핵 포기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북한이 깨닫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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