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이명주 그림교육칼럼
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이명주 그림교육칼럼
  • 이명주
  • 승인 2019.03.04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림 잘 그리는 어린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두 어린이를 비교해 봅시다.

A 어린이는 “난 그림만 그리면 잘 그렸다고 칭찬도 받고 상도 받게 돼. 신이 나서 자꾸 그리고 싶어. 멋진 경험을 하거나 신기한 것을 보면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어져.”

B 어린이는 “난 그리기대회에서 상 받아 본 적이 없어. 나도 그리기대회 나가서 상받고 싶지만 그림이 자신이 없어. 밑그림도 그렇지만 밑그림 그려놓고 색칠해놓으면 뭘 그렸는지 알아보기가 더 어려워져. 노력해도 안되니 그림에는 도통 소질이 없나봐.” 라고 말하곤 합니다.

위 두 어린이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습니다. B 어린이처럼 그리기에 자신이 없는 어린이들은 동네 미술학원이나 방과후학교 미술부에 그림을 배우러 다니기도 해요.

어린이들이 그림이 잘 안되어 답답해하면 어떤 선생님은 “나무는 이렇게 그려봐,나비는 이렇게, 사람은 이렇게 그려봐.”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직접 손을 감싸 쥐고 그려주기도 하지요. 그런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서 칭찬받은 어린이는 다른 방법으로 그리기가 두려워집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때와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난 그림에 소질이 없어. 부모님이 날 미술에는 소질이 없도록 낳아 주셨나봐.”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그리는 방법을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 근거로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저의 경험을 소개하면 저의 학급을 마음먹고 지도했을 때 한 달만 지나도 학급에서 가장 미흡한 학생의 그림이 옆 반의 가장 뛰어난 학생의 그림보다 더 잘 그렸다고 동료 선생님들이 칭찬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림은 영어로 “픽쳐(Picture)”, 한자어로는 “회화(繪畵)”라고도 하는데 어린이들의 회화 표현력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저는 제 별명을 미술을 좋아하고 잘하는 교장선생님이었다는 뜻으로 “미미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나도 이제 그림 잘 그린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그리기대회에서도 상 받을 수 있다!”

저 미미장은 모든 어린이가 이러한 자신감을 갖고 자라나서 장차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림을 잘 그리면 살아가는데도 엄청난 도움이 되니까요.

언제나 화장을 복장과 어울리게, 고상하고 세련되게 하고 때와 장소에 맞춰 옷을 멋지게 입는다고 칭찬 듣는 직장인, 산업제품 디자인을 독특하면서 아름답게 해서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 집안이나 사무실 가구를 쓸모 있고 조화롭게 배치하는 사람, 사진을 화면에 아름답게 배치하여 찍는 사람들, 보고서를 조화롭고 짜임새 있게 잘 꾸며 쓰는 사람들, 이 모든 사람들이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 특히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을 가진 사람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대는 아이디어 산업의 시대입니다. 제품의 품질이 아무리 우수해도 아름답지 않으면 구입하지 않고 선택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현장학습 보고서를 꾸며 썼을 때조차도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한 눈에 들어오게 예쁘게 편집한 친구가 칭찬을 더 많이 받는 경험이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이런 일은 장차 직장인이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요즘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스팀(STEAM)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팀학습이란 수학·과학·예술·기술·공학 등의 학문을 융합하여 학습효과를 높이는 학습방법이며 융합학습이라고도 합니다.

학문은 예술과 융합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빛을 보게 됩니다. 이를테면 과학·기술·공학의 산물인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하나라도 미술과 융합되어 아름답게 디자인해야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어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이야기지요.

우리 어린이들은 그림이 이다지 우리 생활에 소중하게 쓰이는 재주라는 것을 몰랐을 거예요. 이렇게 소중한 재주인 그림은 어떻게 해야 잘 그릴 수 있을지에 대해 앞으로 함께 생각해보도록 해요.”



 

 

이명주

 

서양화가·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