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없는 한미훈련 중단 안보는 괜찮나
‘비핵화’ 없는 한미훈련 중단 안보는 괜찮나
  • 승인 2019.03.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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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한국과 미국의 국방당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그동안 연례적으로 실시해 왔던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 등의 연합훈련을 올해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핵무기를 머리 위에 두고서 한미동맹의 상징인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일 한미 국방당국은 그동안 방어와 반격 훈련을 각각 일주일씩 해 온 ‘키 리졸브’ 연습을 ‘동맹’이라는 한글 명칭으로 바꿔 4일부터 7일 동안만 시행하기로 했다.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아예 명칭까지 없애버리고 대대 급 이하 소규모 부대 위주로 연중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시행이 유예된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까지 합쳐 한미 합동 3대 군사훈련이 올해부터 모두 중단하게 된 것이다.

한미의 이 같은 결정은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등을 계속 유지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비핵화의 판을 깨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국방부 당국자도 “북한을 지속적인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방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군 내부에서도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이 한미 연합전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한 미군은 상비군이 아니라 순환 배치되기 때문에 기동훈련의 중요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군사훈련이 없는 한미동맹은 빈껍데기 동맹이라는 주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연합훈련 축소는 유사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훈련 부재로 B-52 등의 한반도 출격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 후 연합훈련 일부 중단을 발표했을 때 그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수단이라 했다. 그런데 2차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단연히 거절했으니 축소했던 군사훈련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미 양국은 훈련비용 부담을 내세워 마치 기다렸다는 듯 훈련 중단을 합의했다. 정부는 지난해도 9·19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이미 엄청난 군사적 양보를 했다.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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