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여과장치 없이 대기 배출
20억 들인 시설 부실시공 의혹
공단, 인체영향 등 파악엔 뒷전
‘소송 중’ 이유로 대책없이 방치
하지만 대구염색공단은 철 가루가 날아다닌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현재까지 ‘시공업체와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12월에 완공된 이 굴뚝은 당초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차후 설계변경을 통해 이 굴뚝은 금속 재질로 변경됐다.
문제는 이 굴뚝이 금속 재질이다보니 배기가스 속의 황 성분이 수증기와 결합해 생성된 이산화황 성분이 이 금속을 부식시킨다는 것. 부식된 얇은 금속 파편들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배출돼 공단 주변 반경 200m 내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여억원을 들어 시공한 굴뚝에서 1년여 만에 녹슨 철 가루가 분출되는 것을 두고 ‘부실시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단은 이같은 상황을 잘 알면서도 정밀 조사를 통해 철 가루의 양을 조사하고 인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손을 놓아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염색공단 관계자는 “굴뚝이 녹슨 정도만 알고 있다. 녹슨 철가루가 외부로 날려가는지는 몰랐다”며 “현재 시공업체와 소송 중이라서 하자보수에 대해서는 책임소재를 파악한 후 하자부분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혀 시공사와 책임 공방하는 동안 인근 주민들은 철가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제보자 A 씨는 “철가루 파편의 크기가 가로·세로 5cm 이상인 것들이 굴뚝을 중심으로 반경 200m 범위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미뤄볼 때 더 미세한 분진 형태의 철가루는 그 이상의 범위로 날아다닐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 관련 관청에서 철저한 정밀조사를 통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염색공단은 규정상 유기성 폐기물을 건조해 무기성 폐기물로 전환한 후 배출해야 하는데도, ‘열매부로아’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성 폐기물인 ‘폐수처리 오니’를 무기성 폐기물인 양 불법으로 배출해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또 공단 내 열병합발전소에서 석탄을 사용한 후 발생한 폐기물인 ‘강알칼리성 바텀애쉬’를 수거 후 규정대로 창고형 보관 장소에 보관토록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데도 폐기물 보관 장소인 경북 고령의 모 업체 옥외에 아무런 가림막 조차 없이 방치, 주변환경 오염은 물론 생태계 파괴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제보자 B씨는 “대구염색공단 내에 있는 ‘폐수처리 오니’ 처리 업체가 유기성 폐기물을 무기성으로 전환시켜 주는 ‘열매부로아’를 사용하지 않은 채 유기성 ‘폐수처리 오니’를 무기성폐기물로 둔갑시켜 배출하고 있는데도 공단은 방조 내지 묵인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강알칼리성 바텀애쉬를 옥외에 방치해 두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매우 의아하다”고 비난했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