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기본…“못 나가” 셀프감금
마스크는 기본…“못 나가” 셀프감금
  • 한지연
  • 승인 2019.03.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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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포에 달라진 일상
기상 체크로 하루 일과 시작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 안 벗어
집 안엔 종일 공기청정기 가동
길거리 상인 손님 끊겨 ‘한숨’
마스크-2
대구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6일 신천둔치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작아서 더 무서운 미세먼지가 각종 ‘생존전략’을 만들어내며 일상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고농도미세먼지가 연일 지속되면서 24시간 먼지와의 사투가 시작된 셈이다. (관련기사 참고)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바깥 활동을 자제하며 방안에 콕 틀어박힌 ‘방콕족’은 늘어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집안 환기 역할을 대신한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고 하는 화장품이나 식약처 인증 마스크 등은 불티나게 팔리고, 길거리음식을 판매하던 상인들은 장사를 접는 수준에 이르는 등 소비활동 경향까지 변화하는 추세다.

◇미세먼지 체크·마스크 장착

직장인 이민진(여·29·대구 동구 율하동)씨는 미세먼지농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화장은 출근 준비 시에는 생략하고 출근 후로 기약한다. KF(Korea Filter)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빈틈이 보일라 꼭꼭 눌러 쓴 마스크를 장착하고 집 밖을 나서자 하늘이 뿌옇다. 이씨는 “청명한 하늘을 본 날이 가물가물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숨을 쉬는 게 무서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공포에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강모(23)씨는 학교 가는 길에 올라탄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미세미세’라는 미세먼지 알림 앱으로 당일 미세먼지농도를 확인하면서다. 강씨는 “외출 후 이동 시 지역별 미세먼지를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버스 안 등 실내 공기질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집 밖을 나서면 거의 마스크를 쓰고 있는다”고 전했다.

한편 마스크 미착용 등 미세먼지 차단을 포기한 ‘미포족’도 있다. 일회용으로 매번 바꿔 쓰는 마스크 비용이 부담되거나 마스크 착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등이다.

◇은둔 불사 ‘방콕족’ 늘어

6세 자녀를 둔 조혜영(여·40)씨는 겨울철 외풍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창문 ‘틈막이’를 미세먼지 차단용으로 쓰고 있다. 대기 순환이 원활하고 자녀가 어린이집에 가있는 낮시간 동안만 창문을 잠깐 열어두고 대부분의 시간은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조씨는 “어린이집에서도 웬만하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아이가 하원한 후에는 거의 집에 있는다”고 말했다.

김진수(65·대구 서구 평리동)씨는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실내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다. 거실, 안방, 주방 등 곳곳에 놓인 식물들 가운데서도 아이비는 미세먼지로 인해 환기가 용이치 않을 때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김씨는 “식물을 가꾸다보면 집에서도 적적하지 않고 공기도 깨끗해지는 기분이 든다”며 집 안에 공기청정기만 들여놓을 것만이 아니라 식물도 함께 키워볼 것을 권했다.

◇길거리 음식 판매 상인들 ‘울상’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성 화장품이 인기다. ‘미세먼지를 이기는 클렌징폼’, ‘미세먼지 차단 크림’ 등 미세먼지를 씻어내는데 도움을 준다거나 미세먼지가 피부에 달라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이다.

직장인 임모(여·32)씨는 화장품 가게에 방문하면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우선 찾는다. 가뜩이나 민감한 피부가 미세먼지로 인해 한껏 예민해지면서다. 임씨는 “식약처 홈페이지에 올라온 화장품 목록을 참고해서 차단 효과가 없다고 밝혀진 제품들은 구매리스트에서 제외시킨다”며 “이왕 살 제품이라면 미세먼지를 잘 씻어주거나 차단하는 기능까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거리에서 분식 등 음식을 파는 상인들은 장사 포기를 고민할 만큼 막다른 길목에 서있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먼지를 뒤집어 쓴 음식이라며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는 전언이다. 길에서 와플을 판매하는 A씨는 “액세서리 같은 건 몰라도 먹는 것은 거리 장사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면서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다들 안으로 들어가려고만 하니 다른 일이라도 알아봐야 하는 건 아닌지…”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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