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여도 익지 않는 ‘아교새우’ 유통됐다?
끓여도 익지 않는 ‘아교새우’ 유통됐다?
  • 정은빈
  • 승인 2019.03.12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칵테일 새우에 이물질 주입
소비자원 1년간 관련 상담 57건
식약처 “의심 산 물질 음성 반응
국내서 ‘아교새우’ 발견 안 돼”
칵테일새우-다시

주부 서모(여·37·대구 동구 용계동)씨는 최근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중 4개월 가량 냉동실에 보관한 칵테일 새우(사진)를 꺼냈지만 그대로 버렸다. 새우를 프라이팬에 10분가량 볶은 뒤 끓는 물에 15분 더 삶았지만 새우 색이 계속 투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서씨는 “새우를 먹어보니 우묵을 씹는 듯한 식감이었고 아무 맛도 안 났다”며 “최근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는 중국산 ‘아교 새우’가 아닌지, 먹어도 괜찮은지 의심되고 불안해 그냥 다 버렸다”고 말했다.

중국산 칵테일 새우 중 아교를 주입한 ‘가짜 새우’가 섞여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의 불안이 높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로 접수된 새우 관련 소비자 신고·상담 총 57건이다. 신고는 지난해 9월 급증했다. 신고 건수는 지난해 8월 3건에 그쳤지만 9월 14건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12월 7건, 지난달 5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아교 새우’, ‘가짜 새우’로 불리는 새우는 중국에서 수입한 칵테일 새우다. 이 새우는 오랜 시간 익혀도 조리 전과 큰 변화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열을 가해도 색이 하얗게 변하지 않고 과하게 탱탱한 식감을 유지하며 무(無)맛에 가깝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중국에선 이미 7년여 전부터 ‘아교 새우’가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중국 톈진의 한 수산물 시장 일부 상인은 아교를 주입한 새우를 거래하다 위생당국에 적발됐고, 2015년에도 중국 저장성 원저우와 선양 등의 수산물 시장에서 아교 새우가 발견됐다.

당시 상인들은 새우 가격을 불리기 위해 새우 안에 아교나 젤라틴 등 이물질을 주사기로 주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물질을 넣어 무게를 20~30% 늘리면 질 좋은 상품으로 취급받아 새우를 더 높은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새우는 냉동 상태로 유통하는데 운송 중 새우가 녹으면서 몸체가 수축해 중량이 감소한다.

식약처는 아교 새우 유통을 확인해 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잇따르자 국내 유통 중인 칵테일 새우를 시료로 실험했다. 지난 1월 식약처의 ‘냉동새우 중 아교 확인 시험법’에 따르면 식약처가 새우에서 추출한 반투명한 젤을 중탕으로 녹여 닌히드린 반응을 일으키는지 확인하자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심을 산 투명한 물질은 새우의 일부로 조사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아교가 주입된 새우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이어 “가정에서는 새우 손질 중 체 위에 새우의 껍질과 살을 분리해 차가운 수돗물에 세척해보고 만약 반투명한 젤이 남았다면 이를 중탕해 녹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젤이 녹지 않는다면 아교가 주입된 새우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