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사교육비, 교육부는 뭘 했나
역대 최고 사교육비, 교육부는 뭘 했나
  • 승인 2019.03.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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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의 1인당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차를 경신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천원에 달했다. 2007년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높다. 연간 사교육비 총액 역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대구의 초·중·고생은 1인당 월평균 30만3천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경기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교육 강화정책이 역주행하고 있다.

사교육비 총규모는 19조 5천억 원으로 2017년보다 8천억 원(4.4%)이 더 올랐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09년 21조 6천억 원을 밑돌긴 했지만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하면 사교육비 부담은 사실상 역대 최고다. 저출산 영향으로 2012년 737만 308명이던 학생 수가 매년 감소해 지난해 629만 5천366명으로 줄었지만 오히려 사교육 열기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계 소득은 줄어드는데 오히려 사교육비 지출은 갈수록 늘면서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월평균 8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는 50만5천원인 반면, 월평균 200만원 이하 저소득 가구는 9만9천원으로 5.1배 차이가 났다. 가난이 교육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이번 통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월 평균 29만1천원이라는 사교육비가 실제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란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는 더 많이 쓴다.

사교육비 절감은 한국사회의 절실한 과제다. 가계는 갈수록 어려운데 사교육비 대느라 학부모들의 주름이 깊어진다. 학생들 역시 ‘학원 뺑뺑이’를 돌며 살인적인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는커녕 교육은 사회양극화를 확대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했다.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악순환되면서 우리 사회의 허리를 꺾고 있다.

사교육 문제만 해결돼도 궁극적으로 저출산·노후불안 문제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사교육비 절감을 교육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교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의지다. 사교육비 절감이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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