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탓 온라인 장보기도
먼지떨이 등 청소도구 판매↑
헤어·보디 세정제 매출도 증가
최악의 미세먼지가 소비 트렌드까지 바꾸고 있다. 빠른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환경 가전관리용품 매출도 계절과 상관없이 덩달아 뛰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다음 날 받아보는 익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전자상거래기업 이베이코리아의 배송 서비스 접수 현황을 보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4∼10일 일주일간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을 통한 공기청정기 거래액은 일주일 전(2월 25일∼3월 3일)보다 10배 가량(954%) 늘었다. 이 기간 일반 배송을 포함한 전체 공기청정기 거래액이 32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들이 좀 더 빠른 배송을 더 많이 선택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지친 소비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상품을 받고 싶어서 스마일배송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온라인 장보기도 늘었다. 모바일커머스 업체 티몬의 매출 현황을 보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6일 자사 모바일 장보기 채널인 ‘티몬 슈퍼마트’의 총매출은 공기가 맑았던 두 달 전 1~6일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미세먼지 마스크 매출은 13배나 급증했고, 실내 환기가 크게 필요없는 컵밥·덮밥 같은 레토르트(185%)와 봉지라면(116%) 등 간편식이 인기를 끌었다. 간편대용식인 견과·건과일류(350%)와 시리얼(116%) 매출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신선식품도 식재료보다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계란(54%), 샐러드·채소류(85%)를 비롯해 미세먼지에 좋다고 알려진 조개와 해조류(80%) 등이 많이 팔렸다.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청소·위생용품도 많이 팔렸다.
티몬은 같은 기간 먼지떨이 등 청소도구(50%)와 청소포와 걸레(185%) 매출이 많이 늘었다. 구강청결제(227%), 클렌징 워터·미스트(765%), 클렌징 크림·로션(140%), 샴푸 등 위생용품(119%) 등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 앤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지난 4~7일에 세안제(58%), 헤어 세정제(45%), 보디 세정제(44%) 매출이 크게 늘었고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는 매출이 무려 43배나 증가했다. 먼지 등 오염 제거 기능을 강화한 ‘안티 더스트’ ‘안티 폴루션’ 제품도 300% 가까이 증가했다.
가전제품 필터 수요도 크다. 옥션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공기청정기 필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가량(363%) 증가했다. 의류건조기 필터도 4배 가량(377%) 늘었고, 청소기 필터와 먼지봉투도 각각 112%, 67% 더 팔렸다.
G마켓에도 최근 한달간(2월 6일~3월 5일) 창문형 필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 공기·오존 살균기 판매량은 292%나 뛰었다.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도 주방 대표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G마켓의 전기레인지 인덕션과 하이브리드레인지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101%와 97%씩 늘어났다. 이마트의 최근(3월 1~7일) 에어프라이어 매출은 1년 전보다 422% 증가했다.
김지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