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핵 협상’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
꼬이는 ‘핵 협상’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
  • 승인 2019.03.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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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의 요구에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는 모라토리엄의 철회 여부 등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후 회담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던 북한이 미국과의 핵협상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이날 최 부상은 하노이 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강경한 요구로 적대·불신의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위 말을 전했다. 최 부상은 또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취한 핵실험 중단 등 조치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정치적 셈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조·미 최고 수뇌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며 ‘톱-다운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북한과의 하노이 핵협상에서 소위 ‘스몰딜’이라는 단계적 조치가 아니라 일괄 타결인 ‘빅딜’을 요구해온 미국도 입장이 강경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 약속을 믿는다고도 했다. 북한과의 빅딜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핵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노이 회담 이후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한 일이다. 그동안 김정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거나 “내 자식들까지 핵을 짊어지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뭐 하려 핵을 쥐고 고생하겠느냐”고 거짓말을 해왔다. 김정은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비밀리에 핵시설을 가동하고 우라늄을 농축하는 등 핵개발을 계속해 오고 있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렵게 된 것은 미북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미국과 북한 모두로부터 불신을 당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이 더 이상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했다. 미국도 문 대통령의 남북 경협 속도를 못 마땅한 눈으로 보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미간 공조를 통해 단합된 목소를 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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