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눈물로 보는 ‘동반치매’ 이야기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눈물로 보는 ‘동반치매’ 이야기
  • 승인 2019.03.18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로망’ 내달 3일 개봉, 이순재·정영숙 명품 연기
부부에게 동시에 치매가 찾아온다면….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로망’(이창근 감독)은 부부의 ‘동반 치매’를 소재로 한 영화다.

주인공은 결혼 45년 차인 75세 조남봉(이순재)과 71세 이매자(정영숙) 부부. 반평생 택시를 몰며 가족을 성실하게 부양해온 조남봉. 그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편이자 아버지다. 아내를 말끝마다 “무식한 할망구”라 부르며 무시하고, 집에 얹혀사는 박사 출신 백수 아들(조한철)에게도 막말을 일삼는다.

그는 아내가 치매가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곧바로 요양병원에 입원시킨다. 아내가 없는 생활에 불편을 느낄 즈음, 조남봉에게도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극 중 조남봉의 대사처럼 가족 중 한명이 치매를 앓는 이야기는 그동안 많이 다뤄졌지만, 부부가 함께 치매를 앓는 이야기는 이 영화가 처음이어서 색다른 충격을 준다. 영화는 가족 구성원의 치매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리면서도 가족의 해체보다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와 사랑에 더 초점을 맞춘다.

아들 내외와 손녀가 떠나고 집에 둘만 남게 된 노부부. 평소 대화라고는 전혀 없던 두 사람은 둘만의 소통 방식을 마련한다. 조남봉은 온전한 정신일 때 “이매자 여사, 정신 놓지 마. 당신 없으면 나는 못살아”라고 스케치북에 글로 적어 벽에 붙여놓는다. 과거 기억 속에서 헤매던 아내는 어느 순간 현실로 돌아와 남편의 글을 본 뒤 “당신이나 정신줄 놓지 말아요”라고 서툰 글씨로 화답한다.

치매 증상이 깊어질수록 과거 기억은 더욱 또렷해지고, 잊고 살았던 부부의 ‘로망’도, 사랑도 더욱 선명해진다. 평범하면서도,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이 가족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기에 마음을 울린다. 상영 시간 내내 눈물, 콧물을 쏙 빼놓는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에서 치매에 걸린 아내와 그를 돌보는 남편 역을 맡았던 배우 이순재와 정영숙이 다시 한번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올해 연기 경력 63년 차인 이순재와 50년 넘게 TV 드라마와 연극, 영화에서 온화한 미소와 눈빛을 보여준 정영숙의 만남은 등장만으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순재는 18일 열린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라며 “결국 가정의 로망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정영숙은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며 “요즘 전부 젊은이들 위주 영화고, 휴머니즘을 다룬 영화가 없었던 만큼,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