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고 뒤 수습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기자수첩] 사고 뒤 수습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 승인 2019.03.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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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사회부 기자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하인리히 법칙’이 빠지지 않고 언급되곤 한다. 이는 지난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법칙으로 1번의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고 그 전에 300번의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대구 중구 대보사우나 화재는 사망자 3명을 포함해 총 87명의 사상자가 생긴 큰 규모의 사고였다. 다른 대형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 화재도 수많은 전조(前兆)현상이 있었으나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무시한 사람들로 인해 많은 피해가 생겼다.

대보사우나 화재 이후 건물 입주 상인들과 주민들을 취재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 “언젠가 한 번 대형사고가 터질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한 입주 상인은 평소 건물의 소방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인적으로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업주가 “불이 나면 내가 다 책임질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또 경찰에 따르면 불이 나기 일주일 전 대보사우나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이용객들의 항의가 있었으나 업주와 상가 소방안전관리자는 장비 없이 맨몸으로 와 살펴봤다고 한다. 심지어 코로 킁킁거리며 냄새만 맡고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긴 하네”라고 말한 뒤 그냥 자리를 떠났다고 하니 이때 제대로 된 조치만 취했더라도 이번 화재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관할 지자체인 대구 중구청은 해당 건물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고가 발생하자 수습하기 바빴다. 대보사우나 화재 당시 현장에서 몇몇 기자들이 건물을 보고 불법 증축이나 불법 구조물 변경을 의심했다. 기자들은 구청을 상대로 해당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증축 관련 신고는 없었고 오래된 건물이라 건축 당시 도면을 가지고 있지 않아 불법 구조물 변경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화재·사고에 대한 위험이 높아 더 정확히 시설을 파악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방당국도 불이 난 지 약 2주가 지나서야 부랴부랴 대구지역 목욕 시설의 안전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했지만 대보사우나 화재 전과 같은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하니 그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

사고가 일어난 후에는 아무리 수습을 잘해도 소용이 없다. 그 전에 300번의 이상 징후가 보였을 때 철저히 예방해 1번의 대형사고를 막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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