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피해보상, 정부가 책임
포항지진 피해보상, 정부가 책임
  • 김기영
  • 승인 2019.03.20 13: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가 촉발된 연구결과가 나오자 시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자연지진이 아니라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 11월15일 일어난 규모 5.4의 포항지진은 경주 지진에 이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다.

또 역대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지진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포항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총 2만7천317건이며, 피해액은 551억원으로 집계했다. 한국은행의 분석은 총 피해액은 3천323억5천만원이 넘는다.

포항지진으로 집이 모두 부서져 2년째 컨테이너 등에 살고 있는 이재민들은 포항지진이 분노하면서도 정부에 보상을 요구할 길이 열렸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대명 포항 대동빌라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의 방아쇠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정부조사단도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니 정부에 지원과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포항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는 총 81가구의 아파트로, 포항지진 후 철거 대상이 된 공동주택 7곳, 총 572가구 가운데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다.

대동빌라는 지난해 8월 부서진 아파트를 철거했지만 수천 만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개인 분담금에 이후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동빌라처럼 포항지진으로 전부 파손된 주택은 671가구, 절반 정도 파손된 주택 285가구 등 956가구다.

이 중 793가구의 1천990명이 임대주택 등의 주거 지원을 받아 살고 있다. 또 포항 흥해초등학교 옆에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이주 단지 ‘희망보금자리’에 30가구가 입주해 있다. 흥해체육관 대피소에 마련된 텐트에서는 아직도 3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이같은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포항지진을 겪고 난 후 창문이 조금만 흔들려도 놀라 뛰어 나갈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열발전 때문이라 하니 허탈하면서도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집값도 1억이나 떨어지고 하루 아침에 지진도시라는 오명을 썼는데 정부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구 흥해읍에 사는 이종현(52)씨는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계속 나왔는데도 정부는 가동만 멈추고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며 “지열발전을 당장 폐쇄하고 더 이상 지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만재 정부조사연구단에 자문위원은 “정부나 학자, 지열발전소 운영사인 넥스지오는 스위스 바젤에서 지열발전으로 지진이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포항시민에게 숨겼다”며 “포항시민이 실험대상인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으로 결론을 내린 정부조사단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지열발전소의 폐쇄, 원상복구 및 지진피해 복구에 조속한 지원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포항=김기영기자 kimky@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