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족 500만 시대 ‘동물의료보험’ 도입해야
새 가족 500만 시대 ‘동물의료보험’ 도입해야
  • 승인 2019.03.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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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얼마 전 ‘패션의 제왕’이자 프랑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85)가 2억 달러(2247억 원) 재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소 딸처럼 아낀 반려묘 ‘슈페트’에게 그는 “슈페트는 부유한 아이”라고 말해 유서에 고양이 몫의 유산이 있음을 밝혔다. 이 고양이는 7년 전 태어난 암컷으로, 보모 2명과 경호원 1명이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다. 은 식기에 담긴 음식을 테이블 위에 차려줘야 먹고, 특히 킹크랩과 캐비어를 섞은 음식을 좋아한다. 슈페트가 광고와 화보, 화장품 출시를 통해 벌어들인 돈도 340만달러(38억원)에 이른다. 사람들은 이 고양이가 부러울 뿐이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는 약 500-800만 마리로 추산한다. 1960-80년대까지 강아지는 집 마당에서 키웠다. 개집이 따로 있었고 강아지는 마루 밑, 마당, 동네를 뛰어놀았다. 강아지 이름은 ‘도꾸’(Dog의 일본 발음)가 압도적이었다. 그 외에 바둑이, 똥개, 복실이, 순둥이, 흰둥이, 누렁이, 검둥이, 메리(여성 이름 Marry), 쫑(남성 이름 John) 으로 불렸다. 개 중에서 뛰어난 육상선수 ‘허스키’는 영하의 날씨에도 하루 150km 달리고 영하 60도에서도 동상이 안 걸린다. 개가 뛰고 나서 숨을 헐떡거리는 것은 숨이 차서가 아니라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개는 발에만 땀이 난다. ‘개발에 땀 난다‘는 속담이 맞다.

개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을 늘 관찰한다. 주인의 우울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애교를 부린다. 종양 때문에 일어나는 미세한 신체 변화도 감지한다. 미국에서 주인의 유방암을 알아차리고 가슴을 향해 머리를 대면서 우울하게 행동하다 가슴에 혹을 제거하자 행복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의 당이 떨어진 것도 알려 준다. 개는 주인을 어미라고 생각하고 주인의 얼굴이나 입을 핥는다. 개가 귀여운 눈망울로 사람을 쳐다보면 우리 뇌에서 어린 아기 바라볼 때와 같은 귀여운 감정이 생긴다고 한다. 개도 임신하면 입덧하고 특정 음식을 먹고 싶어 하며 63일이면 출산한다. 왼발잡이 오른발잡이가 있다.

반려동물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급호텔 수준의 개 호텔비는 하루 20만 원이다. 2달에 한 번 미용도 하고 대형 견 푸들 미용비는 60만 원이다. 장사가 잘 안되는 서울 강남의 미용실은 애완견 미용실로 업종 변경을 하고 있다. 옷값도 계절별로 다르고 수입 브랜드 옷은 사람 옷보다 비싸다. 그래서 짝퉁도 나와 있다. 일상생활을 가르치는 개 과외비가 한 달에 40만 원이며 유치원, 놀이방도 있다. 곧 놀이동산과 ’개 학교‘가 문 여는 시절도 올 것이다. 서울 근교 동물장례식장의 강아지 장례식은 사람 장례식과 절차가 같다. 유골 단지 15-50만 원, 꽃장식 30만 원 관은 250만 원까지 있다. 수의, 노잣돈도 필요하다.

먹던 밥을 주며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이제는 친자식, 친형제이다. 한 직장인은 애완견이 죽자 휴가를 내고 삼일장을 치르고 출근했다고 한다. 목사나 스님께 발인예배를 부탁도 하고 부모 묘 아래 강아지 무덤을 만들기도 한다. 유골을 넣어 만든 목걸이를 하고 다니기도 한다. 집에 CCTV를 설치해 직장에 출근해서도 반려동물을 살펴본다. 서울 근교에 반려견과 함께 쇼핑이 가능한 대형 쇼핑몰이 성업 중이다. 모 방송에서 강아지를 교육하는 한 출연자는 ‘견통령’으로 불린다.

“선생님 우리 아이 좀 어떤가요?” 동물병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최초의 가축병원은 서울대 수의과대학 부속 가축병원으로 대통령령으로 1954년 2월 개원했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이 아프면 치료에 사람보다 더 신경을 쓴다. 그러나 진료비 표준이 없어 치료비가 천차만별이다.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심지어 동네마다 다르다. 한 지인이 강아지 신장 수술비로 450만 원, 한 달 입원 치료비로 100만 원을 지불 했다고 한다. 치석 제거, 심장병, 관절염, 피부병, 항암치료, 혈액투석, 내시경, 예방주사 등 치료비와 사료, 간식비 등으로 사육비가 많게는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사육 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한해 버려지는 동물이 10만 마리가 넘는다. 독일은 헌법에서 국가가 동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물 병원비가 많이 들자 보험사가 보험료가 월 3~8만 원의 동물 의료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정부는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500만 국민이 ‘새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재원과 진료비 기준을 마련하고 ‘동물 의료 보험’ 제도 시행을 준비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으로 더 걷히는 세수가 7조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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