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대부분 김 씨가 직접 구입
강탈한 5억도 직접 사용한 듯
공범들 ‘빈 손’으로 중국 도주
‘이희진(33·수감 중) 씨 부모살해’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 김다운(34) 씨가 26일 검찰에 송치됨에 따라 이 사건은 이씨 일가의 돈을 노린 강도살인 사건으로 일단락났다.
이날 송치된 김 씨는 검거된 이후 줄곧 달아난 공범들이 우발적으로 이 씨 부모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그가 처음부터 강도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이 이 같은 판단을 한 결정적 근거는 범행현장인 이 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표백제(락스) 한 통이다.
경찰은 이 씨 부모의 아파트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던 과정에서 김 씨가 범행현장에 있던 락스통을 들고 이 씨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 씨 부모가 집에 도착하기 직전의 상황으로 범행에 앞서 락스통을 준비했다는 것은 김 씨가 애초부터 살인을 계획했거나 적어도 염두에 두고 범행에 착수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김 씨는 락스통을 준비한 것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더해 락스를 비롯한 범행에 사용된 도구 대부분을 김 씨가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씨에게 살인교사나 강도치사가 아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김 씨의 렉스턴 차량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점 또한 강도살인 혐의 적용의 근거가 됐다.
감식 결과 이 흉기는 살인에 직접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흉기를 현장에 가져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김 씨 일당이 이 씨 부모를 살해하고 빼앗은 5억원 또한 김 씨가 대부분 챙긴 것으로 밝혀져 살인을 포함한 이번 범행 전반을 김 씨가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이후 어머니에게 3억4천만원을 주고 추가범행 모의 및 밀항을 위해 흥신소에 8천만원을 줬으며 검거 당시 1천500만원을 소지하는 등 모두 4억6천만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공범 중 한명이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20만원만 빌려달라”고 한 사실 등을 토대로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4천만원도 김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여전히 살인은 계획에 없었고 공범들이 우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볼 때 이 사건 모든 범행을 김 씨가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판단돼 김 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