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흘러도 보고싶어… 진실 밝혀져야”
“28년 흘러도 보고싶어… 진실 밝혀져야”
  • 정은빈
  • 승인 2019.03.26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구리소년 28주기 추모식
유가족·전미찾모 40여명 참석
“내달 중 대통령에 면담 요청
진상규명위 설치·재수사” 촉구
지자체에 추모관 건립도 주장
개구리소년28주기추도식-1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열린 ‘개구리소년 2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천도제를 올리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언제부터인가 와룡산 중턱에 개나리, 진달래가 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철원아, 호연아, 영규야, 찬인아, 종식아. 28년이 지났건만 세월이 갈수록 더 보고 싶으니 어쩌면 좋겠니.”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 다섯 아이 ‘개구리소년’이 사라진 지 28년 된 날, 와룡산 중턱에 추도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6일 오전 ‘개구리소년 28주기 추모식’이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새방골에서 개최됐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이하 전미찾모), 대구 성서경찰서, 용남사 등에서 모두 40여 명이 추모식을 찾아 아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유가족은 우철원(당시 13)군 아버지 우종우(72)씨와 김종식(당시 9)군 큰아버지 김병규(66)·삼촌 김재규(58)씨 3명뿐이었다. 나머지 유가족은 건강 악화 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종식군 아버지는 지난 2001년 세상을 떠났고 조호연(당시 12)·박찬인(당시 10)·김영규(당시 11)군 아버지 모두 건강이 안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종우씨는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만큼 추모식을 열 용기가 사라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추모식에 안 올까봐 걱정이 된다. 그래도 30주기까지는 열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범인의) 처벌도 바라지 않는다. 아들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만 알고 싶다. (범인이나 목격자가) 양심 고백을 적은 편지라도 남겨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유가족 일동과 전미찾모는 사건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내달 중 청와대를 찾아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고 진상규명위원회 설치와 사건 재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구시와 달서구청에는 개구리소년 추모관 건립 지원을 요청한다.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은 “이제 추모식에 참석할 수 있는 유가족이 철원군 아버지밖에 안 남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가족이 살아 있을 때 사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지자체는 추모관 건립을 지원해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구리소년’ 다섯 아이는 1991년 3월 26일 오전 집을 나갔다 실종된 뒤 지난 2002년 9월 와룡산 중턱 새방골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2006년 3월 25일 공소 시효가 만료되면서 영구 미제로 남았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