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70%는 ‘얼굴 들이밀기’…취업도 마찬가지
성공의 70%는 ‘얼굴 들이밀기’…취업도 마찬가지
  • 이대영
  • 승인 2019.03.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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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CIA·FBI 등 기관들
대부분 정문취업보단 뒷문취업
하버드대 기업 특강서 질의응답은
‘채용예약인터뷰’되는 경우 많아
각종 연구소 주최 컨퍼런스서
맨 앞줄에 앉아 질문도 하고
같이 밥 먹으며 대화 나눠야
신택리지-바다
미래의 바다.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 대구 택리지 - (13)뒷문취업 시대

뒷문취업(backdoor job)이라고 하니 언론에 이슈가 되었던 국회의원이나 특권층 자녀의 취업비리가 연상된다.

여기서 뒷문취업(後門就業)은 국민의 합법정서로도 묵인되며, 구직자와 구인자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했다고 할 수 있는 i) 각종현상공모에서 대상(우수)수상자, ii) 사내홍보지 직원, iii)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활동 봉사자, iv) 협력업체의 근무자, v) 국내외 회사 판촉캠페인 참여자, vi) 회사의 SNS 홍보단원 등에서 회사문화와 경험을 이미 갖고 있는 인력을 필요할 때에 적소에 채용하는 것을 총칭한다.

신규직원보다 위험부담이 적고, 이미 유사경험이 축적되어 있어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정상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공모과정상의 시간낭비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서 사용자는 선호한다. 사실은 기업보다 국정원, 청와대, 국회의원 보좌관 등의 국가기관이나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더 선호하고 있다.

미국도 백악관, CIA, FBI, RAND연구소 등 국가정보기관이나 3천여개 국책연구소가 정문취업은 거의 없고 대부분 뒷문취업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소속정당 혹은 선거캠퍼스에서 정무직(政務職) 혹은 계약직(契約職)의 이름으로 뒷문취업을 하고 있다. 합법적인 정문취업처럼 공개채용에 있어서도 ‘짜고 치는 고스톱(sweetheart dealing)’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뒷문취업(backdoor job)을 가장 많이 시키고 있는 미국의 명문대학은 하버드대학(Harvard University)이다. 평소 세계유수기업체 사장 혹은 회장을 모시고 특강을 실시한다. 특강에서 질의응답은 채용예약인터뷰(hire-reservation interview)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대학생들은 커다란 마분지명패를 자기 책상 앞에 놓고 손을 번쩍 들어 질문을 한다. 사장님의 입장에서 귀에 번쩍 띄는 질문을 한다. 휴식시간에 학생명함을 전달하면서 얼굴을 익힌다. 수강 이후 감사편지(thank-you letter)를 보낸다. 회사관련 기사가 언론에 나오면 수시로 소식을 전하고, 사장이 참석하는 대외행사에 참여하여 속칭 ‘얼굴 들이밀기(face pushing)’를 한다.

미국사회는 한 마디로 “성공의 70%는 얼굴 들이밀기에 달렸다”라고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영화감독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Allan Spielberg,1946년생)는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브루클린연구소(Brookline Institute)에 취업하기는 하버드와 같은 명문대학 출신도 절벽이라고 하나, 연구소에서 개최하는 각종 컨퍼런스(conference)에서 참여해 맨 앞줄에 앉아서 질문도 하고, 휴식시간에 샌드위치를 같이 먹으면서 대화, (명함)전달 그리고 결원 시 연락을 부탁한다. 군복무기간에 늘 ‘짬밥 밥그릇 수’가 말한다고 했듯이 전문연구소 취업비결을 ‘혼자서 먹지 말라(Never Eat Alone)’의 저자 Keith Ferrazzi는 “컨퍼런스 샌드위치 숫자(numbers of conference sandwich)”라고 비밀을 말했다.

지체장애자였던 손무(孫武, BC 545~479)는‘손자병법(孫子兵法)’이란 자기소개를 써서 BC 515년 오왕(吳王) 합려(闔閭) 앞에서 180명의 궁녀를 통솔해 백전백승의 비법이 바로 이렇다고 시연해 보였다. 그 자리에서 장군으로 임명되어 전쟁의 화신(化神)이 되었다.

춘추전국시대의 저서 논어(論語), 맹자(孟子), 순자(荀子), 한비자(韓非子) 들의 저서는 주류철환(周流轍環)으로 유세하던 위정희망자의 자기소개서였다. 오늘 우리 젊은이들의 자기소개서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 저서는 오늘날 전문가들에겐 자신의 명함이다. 1970년대 미국대학이나 전문연구기관에서는 ‘논문을 쓸 것인지 아니면 사라질 것인지(publish or perish)!’라는 슬로건으로 연구를 했다. 우리나라도 이젠 저서는 박사학위보다 전문가의 명함정도로 받아준다. 이제 서양엔 초등학생도 책을 저술한다. 그럼에도 저서명함(著書名銜) 하나 없이 전문연구기관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볼 때, ‘무식이 용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구직하자면 이런 준비는 해야!

과거 스스로 구직활동을 했던 경험, 직장생활과 채용면접관으로 일했던 경륜을 종합해서 구직자들이 사용자들로부터 인정머리(싸가지)가 없다고 빈축을 사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로 신문과 인터넷 정보는 누구나 다 안다. 나만의 비장의 무기로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의 퇴직자, 노동조합, 거래처, 그리고 가능하다면 인사담당자도 인터뷰(면담상담) 해라. 여기에다가 회사의 홈페이지, 기관지(organ newsletter)와 언론보도 등에서 얻는 정보를 수합해 정리한 뒤에 문제점과 대책을 일목요연하게 챙겼다가, 면접 때에 사장님이나 회사면접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역질문(reverse question)을 하라. 구직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당황하게 하는 황당무계한 압박질문을 대비해라. 이에 대한 충분한 모의훈련으로 되치기 혹은 업어치기까지 하는 강단을 보여줘야 한다.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물러 서기보다 당돌한 질문으로 역공까지 하는 배포를 가져라.

둘째로 평소에 회사에 대해서 SNS(social networking system) 공유를 통해서 회사간부에게 알려라. 언론기고, 홈페이지의 자유발언, 뉴스레터 등의 홍보지에 독자투고, 현상공모 참여 등 적극적으로 자기를 팔아라. 필요하다면 캠페인 참여와 SNS홍보단에 리포터로 참여하라. 적어도 SNS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는 글이나 사진은 모두 찾아서 삭제하라. 어떤 회사든지 채용이후에도 이전직장과 SNS 평판조회를 반드시 한다.

셋째로는 나만의 비장의 무기를 개발하라. 앞면에 사진과 인적사항, 뒷면에 자격과 경력 등을 인쇄한 구직자명함을 갖고 뿌려라. 마치 정치인들의 선거유세처럼 취업유세(job-hunting campaign)를 하라. 자기 소개서와 경력 포트폴리오(portfolio), 성공스토리 및 취업일지(job-hunting diary)를 작성해라.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亂中日記)처럼 처절한 현실을 자신에게 설득하고, 실행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져라. 취업경쟁자였던 동료직원을 구직회사의 통신원으로 적극 활용하라.

넷째는 최소한의 인정머리는 평소에 공손함이 몸에 익고 무의식적으로도 행동할 수 있게 체득하라. 말단 청소부 혹은 경비원이 사장의 아버질 수도 있다. 명함 주고받기, 식사 같이하기, 면담기회 등의 기회마다 미국사람들처럼 감사카드(thank-you card)나 편지를 쓰던지 아니면 메일이라도 보내라. 회사서류에 이력서와 소개서만 보내지 말고, 미국사람들처럼 반드시 표지편지(cover letter)를 써서 동봉하라. 시간이 있다면 ‘혼자서 밥을 먹지 말라’ 책을 읽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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