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반대로 27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앞으로 대한항공 경영에 어떤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 3분의 1 이상인 35.91%의 반대로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외국인·기관·개인 주주 등이 24.35%의 반대표를 던져 나온 결과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전날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 입장을 내기로 결정하면서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작년 10월 총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사내이사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조 사장 뒤에서 ‘막후 경영’을 통해 실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주총 직후 조 회장의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조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경영과 거리를 두거나, 비등기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영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