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아내의
경쾌한 도마소리
출근하는 아빠는
구수한 된장찌개 보글거리는
아내의 아침밥상을 받는다
거실 티브이 앞에 앉은
어린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따끈한 보리차 한 모금으로
또 하루를 다짐 한다
아파트 주차장마다 자동차의
힘찬 스타트 소리 들리고
어머니 닮은 아내가 창밖을
내다보며, 나지막이 부르는
한마디!
아!
봄이 왔네...
그 음성으로 세상의 벽에 걸린
달력들 스르르 넘어가는
◇차승진=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세아 문예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단편소설 신인상, 낙동강문학 동인, 소설 ‘숨겨둔 이브’에게 출간
<해설> 아내의 경쾌한 도마 두드리는 소리에 실려 오는 봄의 속삭임들, 자잘한 일상 속에 잊고 있던 봄이 벌써 창문가에 왔다는 아내의 정겨운 목소리 ‘아! 봄이 왔네’그 아름다운 아내 목소리에 삶의 달력이 넘어간다는 몇 마디 시어들의 비감미가 아찔하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