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특별한 우리의 ‘덤보’
여전히 특별한 우리의 ‘덤보’
  • 배수경
  • 승인 2019.03.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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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까지 살린 완벽한 CG
화려한 놀이동산·비누방울 공연 등
팀버튼식 환상적 판타지 완성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
변함없는 감동의 메시지 전해
덤보-2
공중곡예사 콜레트(에바 그린)와 아기코끼리 '덤보'

1941년 제작된 디즈니의 4번째 클래식 애니메이션 ’덤보‘가 2019년 디즈니 라이브액션 영화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다양한 볼거리의 홍수 속에서 그 인기를 잃었지만 한때는 유랑 서커스단이 마을 공터에 나타나 천막을 치기만 해도 축제 분위기로 온 마을이 들썩이던 때가 있었다. 영화 ’덤보‘는 1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1919년, 미국의 메디치 브러더스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기차를 타고 옮겨다니며 기차역 주변에서 공연을 펼친다. 전쟁이 끝난 후 망해가는 서커스 단의 단장 맥스(대니 드비토)는 갓 태어난 아기코끼리를 무대에 세울 꿈에 들뜨지만 정작 태어난 아기코끼리는 귀가 몸집만큼이나 큰 이상한 모양새이다.

‘덤보‘는 남들과 다른 모습을 가진 코끼리가 특별한 존재가 되는 이야기이다. 실사판으로 선보이는 영화는 내용도 결말도 요즘 시대에 맞게 바뀌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동물들이 말을 하고 사람들은 그림자 처리 되었다면 실사판에서는 사람과 덤보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다. 덤보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말이 없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슬픔, 공포, 놀라움, 기쁨 등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덤보의 표정과 눈빛은 CG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리얼하다.

엄마 코끼리 점보를 비롯해 장난꾸러기 원숭이, 비단뱀, 악어 등의 동물들 역시 CG로 처리했다. 영화는 덤보가 날기까지의 과정보다는 덤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연출한 판타지 영화의 거장 팀 버튼 감독은 영화 속 악당 ‘반데비어’(마이클 키튼)의 거대한 놀이동산 ‘드림랜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낸다. 화려하고 거대한 놀이동산과 서커스 천막에서 펼쳐지는 곡예, 그리고 비누방울 공연 등은 환상적이다. 등장인물들도 마치 만화 속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느낌이다.

덤보(dumbo)의 사전적 의미는 ‘바보, 멍청이’이다. 영화 속에서 엄마 이름을 따라 ‘베이비 점보’로 불리던 아기 코끼리가 ‘덤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순간도 한번 눈여겨보자.

전쟁터에서 팔을 잃고 돌아온 홀트(콜린 파렐), 그리고 서커스 단원들 역시 겉모습만으로 보기에는 남들과 ‘다른’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으로 덤보를 바라본다.

모습이 다른 덤보를 편견없이 대해주는 사람은 홀트의 두 아이 밀리와 조뿐이다. 덕분에 덤보의 특별함을 제일 먼저 발견하는 것도 아이들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것은 ‘너는 할 수 있다’라고 믿어주는 사람이다. 덤보 역시 아이들의 응원에 하늘을 훨훨 날며 세상에서 유일한 기적의 코끼리가 된다.

덤보와 아이들로 인해 어른들도 욕심을 내려놓고 변해간다. 덤보와 엄마코끼리 점보의 탈출은 서커스 단원 모두가 힘을 합해 이루어낸 결과이다. 우여곡절 후 서커스 단은 메디치 패밀리로 이름을 바꾼다. 이름만 바꾼게 아니다. 그들의 서커스에서는 갇힌 동물이 없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마무리가 될 수 있겠다.

덤보와 엄마 점보가 어떻게 밀림으로 돌아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곳에서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라는 짐작으로 함께 행복해하면 된다.

진부할 정도로 착하고 교육적이라는 디즈니 영화 특유의 전형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가족영화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약 2시간 동안 팀 버튼이 구현해낸 착한 동화 속 세상에서 머물다 현실세계로 돌아오기 전,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베이비 마인(Baby Mine)’에 귀기울여 보자.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곡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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