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패럴림픽, 호주서 열릴 뻔 했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 호주서 열릴 뻔 했다?
  • 승인 2019.03.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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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교문서 공개
체육부 “시설 부족 개최 불가”
호주, 대신 개최 의사 타진
외교부 “신중히 판단할 일”
논란 끝 겨우 한국서 열려
하마터면 국제 망신 당할 뻔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패럴림픽에 대한 우리 당국의 몰이해로 인해 하마터면 호주에서 개최돼 국제적 망신을 당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공개된 1988년 장애인올림픽 개최 관련 외교문서에 따르면, 1983년 호주는 우리 정부에 1988년 장애인올림픽을 자국에서 개최할 의사가 있다고 타진했고, 우리 관계 당국은 개최권을 호주에 넘기려고 했었다.

1983년 1월 10일 주(駐)호주 한국대사는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문서를 통해 호주 내무성 체육국이 ‘한국의 1988년 장애인올림픽 개최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한국이 개최하지 않으면 호주가 독립 200주년인 1988년에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할 의향이 있음을 언급했다고 보고했다.

외교부가 체육부에 의견을 구하자, 체육부는 같은 해 3월 2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88신체장애자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견 회신’이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장애자 올림픽 개최 여부를 검토한 결과 시설 및 전문요원의 절대 부족 등으로 본 대회 개최가 곤란한 것으로 판단했으니 양지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체육부의 이런 의견에 따라 자칫 1988년 장애인올림픽 개최권이 호주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해 3월 10일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의 한 사무관이 외무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88신체장애자 올림픽 대회 개최에 대해 검토하고자 하니 관련 자료 송달해주기 바라며, 개최 여부 통보를 연기해주기 바란다”면서 “본 건은 상부에 보고(한 뒤)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보며, 관계부처 간 회의 개최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외교부는 원호처에 역대 장애인올림픽 개최지와 단체규정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고, 4월 19일 체육부 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장애자 올림픽 대회 개최를 위한 시설 등 난점은 이해하오나, 동 경기는 올림픽 개최지에서 열리도록 규정됐고 실제로 대부분 올림픽 개최지에서 개최된 관례에 비춰, 1998년에 동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 관심이 큰 신체 장애자 보호 면에서의 아국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에 영향 미칠 가능성을 고려해 동 대회 개최문제를 재검토함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주최 대책회의와 관계부처 대책회의 등이 열렸지만,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론이 난 것은 1984년 초 청와대의 개최 결정이 내려진 이후다.

보사부 장관은 외무부 장관에게 보낸 ‘88장애자올림픽 아국 개최 결정 통보’라는 제목의 전언통지문을 통해 “88장애자올림픽 아국 개최에 관한 대통령 각하의 재가가 있었기에 통보하니, 동 대회를 아국에서 개최키로 한 결정을 국제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등 제반 절차를 취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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