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칭 ‘주의보’
교수 사칭 ‘주의보’
  • 정은빈
  • 승인 2019.03.3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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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학생들에 접근
“내가 거기 교수야” 거짓말
길 물어보고 “차비 좀” 요구
돈 빌려 잠적 피해 잇따라
최근 대구·경북 대학가에서 교수를 사칭해 학생들의 돈을 가로채는 일이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 경산 한 대학교 2학년인 A씨는 최근 하굣길에 만난 한 중년 남성 B씨에게 총 6만 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했다. B씨는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A씨에게 “이 학교 학생이냐. 나는 이 학교 교수다”며 말을 붙인 뒤 “시내까지 어떻게 가냐”고 물었다.

A씨가 시내버스 번호를 알려주자 B씨는 “대구 지리를 잘 모르는데 같이 가 달라”고 요구하면서 “지금 현금이 없는데 버스비를 빌려주면 돈을 찾아서 돌려주겠다”고 해 A씨에게 1만 원을 받았다.

버스를 타자 B씨는 “몸이 아파서 대구에서 쓰는 통장에 든 돈을 다 썼다. 서울 집에 있는 통장에서 돈을 찾아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서울에 가야 하는데 기차를 놓쳐 예매해 놓은 기차표를 쓸 수 없게 됐다. 예매를 다시 해야 하니 5만 원만 더 빌려 달라”며 또 돈을 요구했다.

A씨는 B씨와 함께 대구 중구 한 은행으로 가 5만 원을 인출했다. B씨는 “돈을 계좌로 부쳐줄 테니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달라. 전화로 계좌번호를 말해주면 된다”고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A씨는 연락처를 알려줬지만 B씨의 연락은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소속 학과를 묻기에 알려 주니 해당 학과 교수라고 해 믿고 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일은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도 발생했다. 대구 달서구 한 대학교 재학생 C씨도 지난달 교수를 사칭한 한 중년 남성에게 차비를 명목으로 1만 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했다.

지난 2017년에는 대구 중구 반월당역 역사에서 교수 행세를 한 채 대학생만 골라 돈을 빌리고 다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남성은 수표밖에 없다는 핑계로 돈을 빌린 뒤 엉뚱한 연락처를 주는 수법으로 11명으로부터 총 200여만 원을 챙겼다.

이에 관해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학교뿐 아니라 경로당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기관 등을 사칭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 사례를 알고 예방하도록 학교에 협조문을 보낼 예정이다. 유사한 피해를 겪은 사람은 바로 112에 신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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