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파출소, 전국 롤 모델로
지역 문화파출소, 전국 롤 모델로
  • 황인옥
  • 승인 2019.04.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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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경찰’ 박향희 단장
문화파출소 운영 공로 인정
대구경찰 ‘명예경찰증’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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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희 단장
1일 박향희(오른쪽)그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 단장이 대구경찰청으로부터 명예 경찰으로 위촉됐다.
1일 박향희(오른쪽)그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 단장이 대구경찰청으로부터 명예 경찰으로 위촉됐다.
 

달서 도원동 유휴 치안센터
문화예술교육공간 ‘변모’
지역 기초생활권 주민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공연 펼쳐
4년간 운영 실적 ‘전국 최고’

어린이 명예경찰 연주단
이태리 뮤직축제 초청 공연
음악 창의도시 위상 드높여


꽃샘추위에 벚꽃 잎이 파르르 떨리던 지난 1일 달서경철서로 향하던 박향희 (사)대구그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 단장의 마음도 함께 떨렸다.

경찰서라면 강단 있는 사람도 심장이 쪼그라들 정도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소지만 이날 박 단장의 떨림은 결이 좀 달랐다. 출가한 딸이 친정에 방문 할 때의 그 떨림, 설레임이었다. 경찰서로 향하는 발걸음에 지난 3년여의 시간들을 겹쳐졌고,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스쳤다.

박 단장은 2016년부터 ‘문화파출소달서’ 운영자로 참여했고, 지난 4년간의 운영 실적이 전국 문화파출소들 중에서 최고를 기록하면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구 달서경찰서로부터 명예 경찰에 위촉되어 지난 1일 위촉장을 받았다.

“파출소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면서 파출소가 더 이상 부담스러운 장소가 아닌 주민들이 발걸음하고 싶은 친숙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아요.”

‘문화파출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이 기초 생활권 주민 접근성이 높은 유휴 치안센터를 주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2016년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말 그대로 유휴 치안센터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다. 대구경북에는 달서구 도원동 도원치안센터를 활용한 ‘문화파출소달서’가 유일하다.

사)대구그랜드심포니오케스트라와 도원치안센터가 공동 운영자로 참여했다.

“‘문화파출소달서’가 전국 문화파출소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며 그간의 성과를 밝히는 박 단장의 얼굴에 자신감이 넘쳤다. “중앙정부 예산으로 대구시민과 달서구민이 혜택을 받아 더 보람이 큰 것 같아요.”

‘문화파출소달서’는 2016년 12월에 도원치안센터를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강좌와 공연을 펼쳐왔다.

바이올린과 첼로 강좌와 동요 등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통기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하모니카, 캘리크라피, 한지공예, 요리특강, 목공DIY, 소이캔들 등 성인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또한 파출소 마당을 정원으로 꾸민 공간과 옥상에 야외음악당을 만들어 주민을 위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인근 초등학교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파출소’는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박 단장은 지난해 구성된 문화파출소연합회 회장을 맡아 전국 단위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문화파출소는 기초 생활권 주민들이 수혜자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무료나 아주 적은 비용으로 지역 주민들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사업이죠.”

문화파출소달서의 운영 성적은 단연 전국 최고다. 여타 문화파출소가 평균 수익에 그친 것에 비해 해마다 5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을 만방에 떨치는 특별한 성과도 올렸다. 문화파출소 운영 1년 만에 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어린이명예경찰 연주단을 창단하고 창단 1년 만인 지난해 6월에 이탈리아 시에나의 피안 카스타니요에서 열리는 ‘제87회 Monte Parnaso’ 국제 뮤직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저력을 유럽에 보여주었다. 이 연주단은 시에나 시장으로부터 올해 6월 22일 열리는 제88회 축제 초청도 받아놓은 상태다.

“올해는 이탈리아행 비행기 티켓료만 부담하면 이탈리아에서 모든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어요. 후원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박 단장은 문화파출소의 확산을 주문했다. 늘어가는 치안센터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친근한 치안센터의 이미지를 확보하고 지역주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박 단장은 이 사업이 대구시 등의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한 도심재생의 일환으로까지 확장되기를 희망했다.

“문화파출소는 지역주민들과 가장 인접한 장소에서 문화예술로 지역환경을 바꾸는 역할을 해왔어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재생 사업 아닌가요? 일자리가 부족한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이라는 품격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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