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사람들을 위하여
잊혀진 사람들을 위하여
  • 승인 2019.04.03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철 자유기고가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주식을 산다는 것은 장밋빛 미래에 투자하는 셈이다. 제1차 세계 대전 후, 미국은 그들의 미래를 낙관했다. ‘월 스트리트’에 많은 투자자들로 몰려들었고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 뉴욕 주식시장은 대폭락했다. 그 후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의 생산은 중단되고 약 5천개의 은행은 문을 닫아야만 했다. 도산하는 기업과 실업자들은 넘쳐 놨으며, 팔리지 않는 물건들과 무료급식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나날이 늘어났다.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유럽, 일본 등을 비롯한 전 세계에 불어 닥쳤다. 하지만 세계대공황을 대처하는 각 나라의 방식들은 달랐다.

식민지가 많았던 영국과 프랑스는 잉여 상품을 식민지에 팔았고, 본국과 식민지간의 교역을 타 국가와 교역하는 것보다 유리하게 만드는 경제체제를 구축했다. 상대적으로 식민지가 많지 않았던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침략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놀라운 사실은 침략전쟁에 대한 그 나라들의 국민적 지지가 뜨거웠다는 점이다. 정치적 환경은 경제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준다.

1929년에 시작되어 1939년까지 지속된 세계 대공황 당시 우리나라 상황은 어땠을까? 조선총독부의 신사참배강요, 한글교육금지 등 민족말살정책 등의 억압으로 그 고통은 말할 수 없었다. 그 당시 대구·경북에서 선교활동을 한 선교사의 아내 편지 속 내용은 이러한 현실보다 더 슬픈 현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조선은 사람들이 항상 가난했기 때문에 경제공황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한 마디로 나무 가난한 나라라서 더 나빠질게 없다고 본 것이다. 세계사 속에 ‘잊혀진 나라’가 되었던 것이다.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으로 미국은 경제대공황으로부터 벗어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뉴딜정책의 원래 명칭은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뉴딜’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잊혀진 사람들’이란 가난한 사람들을 뜻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가장 무서울 때가 있다.

“나는 3가지 일을 할 줄 알고, 3개 국어를 하며, 제1차 세계 대전에 나가 3년 동안 싸웠습니다. 3명의 자녀를 두었고, 3개월 동안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 1개의 직업을 원할 뿐입니다.”

1930년대 초 미국의 한 실업자가 직업을 구하기 위해 거리로 들고 나온 피켓의 내용이다.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주변에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 되면 더 더욱 좋겠다. 단 1개의 직업만 원하는 자들의 소원을 위하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