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하노이’ 새판짜기…南北美 정상 ‘메시지’ 촉각
‘포스트 하노이’ 새판짜기…南北美 정상 ‘메시지’ 촉각
  • 최대억
  • 승인 2019.04.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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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사흘 앞으로
트럼프, 잇단 ‘金 신뢰’ 발언
일부 “3차 북미회담 청신호”
文, 북미 간극 좁힐 카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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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과 좋은 관계 유지”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공화당유대인연합회 연례행사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이 8일로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남북미 정상간에 어떤 메세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직후인 11일(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만큼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한미 회담 전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아니면 결과를 지켜본 뒤 관련 입장을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40여일 만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곧장 귀국길에 오르는 1박 3일짜리 공식실무방문을 위해 10일 워싱턴DC로 향한다.

한미 간에는 정상 간에 논의해야 할 여러 현안이 있지만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단연코 북핵이다.

하노이 회담이 결실을 보지 못하자 북핵 협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 시점에서 핵 담판이 결렬된 후 두 달도 안 돼 한미가 ‘포스트 하노이’ 전략을 세우고 새판짜기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는 분석이다.

하노이 핵 담판은 북미 간의 견해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북측은 ‘단계적 비핵화’를, 미측은 ‘일괄타결 식 빅딜’을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으며 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한손에는 ‘빅딜 문서’를, 다른 한손에는 ‘대북 제재’라는 무기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와 핵물질의 미국 이전, 모든 핵시설과 탄도미사일·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의 해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제재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CBS 방송 인터뷰에서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경제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의 목소리를 앞세우면서 톱다운 방식의 유효성을 거듭 시사하고 나서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기대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공화당유대인연합회(RJC) 연례행사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2일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춘계만찬에서도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과 이후 전개된 북미 참모진 간 공방에도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의사를 표명하며 대화 지속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이에 앞서 지난 1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고 짚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한미외교장관회담 직후인 지난달 31일 “북미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는 게 제일 관건이라는 데 (한미의) 상황 인식이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를 통해 김정은 2기 정권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김정은식 권력체제’ 재편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국무위원장에 오른 지 약 3년밖에 안 됐지만, 헌법상 국무위원장의 임기가 최고인민회의 5년 임기와 같고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재추대 형식으로 재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이날 북한이 한국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대외 기조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노동당 정치국 회의나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 의사결정 기구를 소집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이후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적이 없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지난달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개최하거나,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각국 대사와 외신기자를 불러다 놓고 브리핑을 한 게 전부다. 북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편으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식으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최선희 부상은 평양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 그 어떤 타협도 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며 “나는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도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공개된 메시지만 봐서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하노이 회담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나서는 문 대통령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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