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靑·정부만 태평이다
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靑·정부만 태평이다
  • 승인 2019.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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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지난해 11월 이후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경기 둔화’라는 단어를 써 오다가 이달에는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경기 우려의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린 것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성장률 추락’을 경고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0.7%포인트, 2분기는 1.0%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과 정부의 대표적 경제연구소들이 여러 지표의 추세적 분석결과 우리경제가 부진에 빠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KDI는 경기흐름을 지탱하는 생산·투자·소비·수출 등의 각종지표들이 예외 없이 모두 부진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7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구성지표를 분석한 결과 생산·소비·투자·고용·금융 등 15개 지표의 최근 추이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사정도 좋지 않다.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글로벌 무역 성장세는 10년 만에 ‘최악’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무역량은 2월 0.5% 줄어든 데 이어 3개월 후에는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무역이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고 했다. 국내 경기가 부진한 데다 대외경제환경마저 악화되는 이중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책전환이 시급한 상황인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바꿀 기색이 없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세계적으로 족보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경제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운용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달까지도 “경기에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을 유지했다. 모든 지표, 모든 통계가 경기악화를 말해주고 있는데 청와대와 정부만 보려 하지 않는다.

여당 쪽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의 기류를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해찬 민주당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4·3 보궐 선거분위기로 보면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과 호소가 많았다. 이 상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고 경제·민생문제에 좀 더 전력해야 한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수정 필요성을 내비친 말이다.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반시장 정책이 경제를 벼랑으로 내몬다”고 한 말을 이제야 알아들었다니 이 대표의 각성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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