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교육감의 항소심을 지켜보며
강은희 교육감의 항소심을 지켜보며
  • 승인 2019.04.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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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사회2부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의 항소심 결과에 지역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심 재판에서 교육감직을 박탈 당할수 있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후 열리는 항소심이여서 ‘교육감직을 지키느냐 상실하느냐’의 막다른 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 교육감 취임후 펼치고 있는 ‘창의융합(IB)교육’, ‘교사업무 경감’, ‘1수업2교사제’, ‘미래교육 리노베이션 사업’등 각종 정책들이 교육주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인데다 항소심 공판 중 쟁점이 될 새로운 사실이 알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대구시 선관위의 공직선거 후보자등록 경력 신고서 공개 게시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강은희 후보 경력란에 2012년 국회의원선거(선거명),비례대표(선거구명), 소속정당(새누리당), 당선또는 낙선여부(당선)으로 공개 게시가 돼 있었다는 것.

후보자에게는 지방자치교육법을 적용해 정당명 표기를 금지하도록 해 놓고 정작 선거를 관리·감독하는 국가기관인 선관위 공식 홈페이지에는 후보자의 당명을 그대로 게재, 유권자들에게 선거당일까지 노출시켰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적극 홍보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강교육감 변호인측은 지방자치교육법 법리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4.3보궐선거가 치뤄진 창원성산 출마자들도 공직선거출마 경력서에는 소속 정당 등 입후보 경력들이 모두 표기돼 있다. 교육감 선거라도 공직선거경력이 있을 시 빠짐없이 표기해야한다는 선관위의 지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1심 재판에 영향을 준 새누리당 당명 표기를 지속적·고의적으로 사용, 득표에 활용했다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과거에는 ‘대구=보수’여서 새누리당이 절대적 우위였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보수=적폐’란 이미지가 강해 새누리당 당명표기가 오히려 선거에 불리해 이를 고의적, 지속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강 교육감측이 예비홍보물 10만부를 중도 및 진보성향이 강한 30~40대에 발송하면서 굳이 새누리당비례대표 국회의원 경력을 표기한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

실제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둔 지난해 5월 21일에는 대구경북 30대 유권자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 45.7%, 자유한국당 17.2%, 40대 유권자는 민주당 44.1% 자유한국당 26.9%로서 새누리당 당명표기로 얻는 득(得)보다 실(失)이 더 컸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언론은 물론 상대후보들도 강 교육감의 과거 경력(새누리당국회의원, 여성가족부장관)을 바탕으로 보수후보로 규정하고 위안부 문제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해 굳이 본인이 지속적, 고의적으로 당명을 표기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쟁점들은 강 교육감측 변호사와 검사가 치열한 법리적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재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하기 때문에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다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기우(杞憂)에 그쳤으면 하는 것이 있다.

강은희 교육감 개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인신공격, 특정 집단이 만들려는 프레임만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즉, 강 교육감이 금수저 출신이며 꽃길만 걷다가 운(運)만 좋아 교육감이 됐다는 등 팩트자체가 틀린 얘기들이 부풀려져 개인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주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은 것 같다.

왜냐면 강은희 교육감은 ‘흙수저’출신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검진을 받기 위해 찾은 동네병원 원장이 불쑥 “강은희 교육감 항소심 열리든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대학 다닐때 얼굴도 이쁘고 키도 커서 남학생들이 좋아했는데 정작 본인은 단벌 숙녀처럼 다녔다. 대학3학년 때 부친이 작고하셔서 그때부턴 가정을 돌보느라 무척 힘든 생활을 했었다”고 했다.

직·간접적으로 들어 알고 있었던 강 교육감의 청소년, 20~40대 중반까지는 ‘흙수저’의 표본이었다.

4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실업계 고교에 진학하려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설득으로 인문계 고교에 진학, 어릴때부터 간직했던 꿈(과학자, 교사)을 위해 경북대 사범대 물리교육과에 입학했다.

이후 어릴때부터 꿈꾸던 교사가 됐지만 결혼 후 남편의 사업실패로 40대 중반까지 10여차례나 이사를 해야하는 등 갖은 고생끝에 기반을 확보, 지금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때문에 강 교육감이 선거에서 법을 위반할 경우 경제적·사회적으로 돌이킬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임을 알면서도 현행법을 우습게 알고 사악하게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은 지나친 편견인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후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무너지고 특정진영의 목소리가 전체의 여론인 양 모든것을 삼켜버렸던 시기가 있었다. 기울어진 운동장(unlevel playing field)이 아닌 평평한 운동장(level playing field)에서 모든것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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