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다
한결같다
  • 승인 2019.04.10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한결같은 사람이 좋다. 늘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람은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

‘한결같다’라는 말은 결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똑같다는 말이다. 사전에서는‘어떤 대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이 같다.’라고 정의 내린다.

한 결 같은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은 자연이다.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은 알 수 있다. 자연이 얼마나 한결같은지. 자연은 모두 한 결이라 서로 비슷하다. 봄이 되면 자연은 일제히 봄소식을 알려준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나뭇가지에서 봄이 되면 자그마한 꽃잎과 잎사귀를 밖으로 피워낸다.

피어야 할 때는 빼는 것 없이 자기만의 꽃을 피워 뽐낼 줄 알고, 잔치가 끝나고 물러나야 할 때가 오면 꽃잎은 시샘하는 봄비와, 봄바람에 주저 없이 아래로 떨어질 줄도 안다. 모두 한 결 같은 모습으로 피고 지는 자연이다.

사람들이 말하길 ‘세상이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대로 자기의 시간에 자기의 때에 시작하고, 끝을 맺어왔다. 변한 건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늘 한 결 같은데, 사람이 한 결 같지 않았다.

자연은 좀 유리하다고 우쭐해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맡은 바 소임(所任)을 다하며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사람은 간사하다. 언제 그랬느냐는 마음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변하는 사람이 많다. 올라가면 세상을 다 가진 양 교만해지고,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세상 모든 걸 다 잃은 양 비굴해진다.

방송에서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방송활동을 시작한 처음에는 자신을 누군가 한 명만 알아봐 줘도 행복해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인기를 얻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줘도 그것이 좋은지 모른다. 어깨는 한껏 올라가고 턱은 높이 치켜들고 세상으로 나간다. 모든 사람이 자기 아래에 있는 듯해 보이는 착각을 가진다.

한결같지 않음은, 사랑하는 연인들과 부부에게서도 볼 수 있다. 처음에 사귐을 시작할 때는 자신을 공주님 대하듯, 왕자님 대하듯 잘해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좋았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변했다고 한다. 더 이상 자신을 향해 웃어주지도 않고 모든 것에 신경질을 낸다고 한다.

한 결 같다는 말은 결이 하나라는 말로 결이 서로 맞다는 말이 아닐까. 서로 결이 맞는 사람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일은 축복받은 일이다. 같이 웃고, 같이 울어주는 결이 맞는 사람. 사람은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위로를 얻고 용기를 얻는다. 자연이 한 결 같은 모습으로 같이 피고 같이 지듯 우리도 결을 맞춰야겠다. 기뻐하는 사람과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사람과 같이 슬퍼하는 것, 그것이 한 결이다.

아침이면 한 결 같이 해가 뜬다. 추운 겨울지나 봄이 되면 꽃이 핀다. 다시 열매는 맺고, 열매는 익어가고, 나뭇잎도 바닥으로 주저 없이 떨어진다. 자연은 한결같다. 새는 날고 바람도 분다. 늘 그냥 그 자리 그대로다. 그 자리에 있지 않고 한결같지 않은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맘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내 아내(남편)를 처음 사랑할 때처럼, 아이들이 처음 태어나 행복했던 때처럼, 처음 직장을 다니고 첫 월급을 받았을 때처럼 늘 감사하며 살아가자. 처음의 결을 확인하고 다시 그 결을 붙잡고 쭉 앞으로 나아가자. 늘 감사하며 사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한결같음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