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 승인 2019.04.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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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항상 정처 없는 나그네처럼

떠돌아다니며 잠시 머물고

그리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아아, 불변의 사계여

새로운 생명을 계승하면서

돌고 도는 계절이여

인도에는 은행을 줍는 사람들

하늘은 깊고 조개구름이 유유히 흐르고

그을린 피부를 바람은 어루만지듯 휘감고

억눌렀었던 회향(懷鄕)은

마음 한구석에 달라붙은 채 요동친다

유달리 맞이하는 가을은

어깨동무하는 친구처럼

시를 읊는 연인처럼

인생을 말하는 스승처럼

그리고 부모를 찾는 고아처럼

나이를 거듭할수록

깊고 넓다

*번역-가와하라다 노리코

◇데라구치 히사꼬= 1947년 일본 오오사카출생. 창작21작가회 동화부문 신인상등단(12),시, 작사, 하이쿠, 단가 활 동, 아송문학회원, 단가느릅나무elm회원.

<해설> 번역의 어려움은 그 나라의 시어들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데 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은 구수한 토속어(사투리)에 대한 번역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따라서 미세한 시어의 감각적 쓰임이 그만치 중요하다. 이 시 ‘가을’또한 그런 면이 엿보이는 것 같으나(1연의 ‘항상 정처 없는 나그네 등등’) 부연하고 전반적으로 쉬운 시어들로 구성되어 있어 읽을 만하다. 그리고 삶의 철학적 의미가 감미 되어 정감이 가는 시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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